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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공기관, 배당 너무 받는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1 16:56

수정 2013.03.21 16:56

정부·공공기관, 배당 너무 받는다

정부 및 유관기관이 한국전력공사 등 8개 상장사를 통해 6000억원이 넘는 배당을 챙긴다. 이는 지난해 결산배당을 공시한 12월 결산법인의 전체 배당(10조3454억원)의 6.15%대에 해당되는 규모다. 최근 상장사들이 꾸준히 배당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도 정부 등은 상당한 배당 수입을 거둘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반길 일이다. 그러나 정부나 공기업들이 과도한 배당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대두된다.

■앉아서 돈 챙기는 정부·공공기관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부와 공공기관이 대우조선해양, 금호석유화학, 기업은행, KT&G, 우리금융지주,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국가스공사, 한국항공우주, 그랜드코리아레저, 강원랜드 등 11개 상장사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총액은 6371억원이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은행 배당으로 총 1498억원 배당(주당 배당액 400원)을 챙기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종류주식 45.8%도 보유하고 있어 179억원을 배당으로 받게 된다. 또 한국가스공사 지분 26.86%에 대한 배당액도 340억원에 달한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주당 200원을 배당키로 하면서 51억원을 받게 됐다.

한국가스공사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은 89억원을 챙기게 됐다. 금호석유화학 지분 5.13%에 대한 배당액도 31억원에 이른다. 한전KPS가 주당 1440원을 배당키로 하면서 지분 6.09%에 해당하는 39억원을 받게 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 지분 56.97%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147억원을 배당으로 받게 된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31.30%를 보유한 산업은행이 받게 되는 몫은 149억원이다. 또 금호석유화학이 보통주 주당 2000원을 배당키로 하면서 받게 되는 배당이 914억원에 달한다.

기업은행은 KT&G 지분 6.93%를 보유, 총 304억원의 배당을 챙긴다.

■공공기관, 곶감 빼먹기?

일반 상장사 못지않게 정부가 투자한 상장사들도 최근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그만큼 정부 등 유관기관이 받는 배당도 증가한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지나친 '공공기관 곶감 빼먹기'라는 비판이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벌어들인 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의 32.89% 이상을 배당으로 지급한다. 배당 총액도 지난해의 2배가 넘는다. 기업은행, KT&G, 그랜드코리아레저 등은 시가배당률이 3%대를 넘고 있다. 상장기업들의 평균 시가배당률 2%대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차등 배당도 전혀 실시하고 있지 않다.

즉 정부와 일반투자자가 같은 비율로 배당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에 애쓰는 일반 기업들이 대주주 배당은 줄이고 소액주주 배당을 늘리는 것과 비교된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정부나 공공기관 지분투자 기업들이 배당을 늘리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공기업 성격이 짙다면 차등배당을 실시해 국민에게서 벌어들인 이익을 나눠줘야만 주식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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