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외국인, 삼성전자 주식 매도 뭔가 있다?.. 매매일지의 재구성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10 17:23

수정 2013.06.10 17:23

외국인, 삼성전자 주식 매도 뭔가 있다?.. 매매일지의 재구성

최근 이례적인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공세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 매도에 나선 시점과 JP모간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 발표가 미묘하게 맞물린다는 점에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 매도로 거둔 차익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 일반적 시각에선 삼성전자 주식을 장기 보유하던 일부 외국인이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성에 관한 불확실성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관건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 공세가 어디까지 지속될지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조1125억원을 순매도했고, 이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 8662억원어치를 팔았다.

전체 외국인 매도물량의 78%가 삼성전자 주식이라는 것.

특히 외국인의 의도적인 차익실현 의혹이 제기된다는 점은 주목된다.

외국인이 코스피200 선물 매도 규모를 확대한 시점과 코스피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담은 JP모간의 보고서 발표 시점이 하루이틀 차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다. 다시 말해 주가 하락 시 이익을 볼 수 있는 선물 매도를 대규모로 늘린 시점이 주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는 대형 투자회사의 보고서 발표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정황을 보면 외국인은 코스피가 단지 약보합세를 보였던 지난 4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코스피200 선물에 대한 순매도를 확대했다. 지난 4일 코스피200 선물 순매도 규모는 6579계약이었으나 다음 날인 5일에는 1만189계약으로 매도 규모를 늘렸다. 이후 7일 JP모간이 "갤럭시S4 판매량이 빠르게 줄고 있어 오는 3.4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이 줄어들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자 삼성전자 주가는 물론 코스피 지수 및 선물지수도 하락했다. 외국인도 보고서가 나온 7일부터 2거래일 동안 8979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일 6% 이상 빠졌고 코스피200 선물도 5포인트 이상 내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 7일 코스피200 선물 하락에 따라 앞서 외국인이 대규모 선물 매도로 챙긴 수익은 하루에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외국인투자가들이 JP모간의 삼성전자 관련 보고서 발표 시점을 미리 알았는지 단정할 수 없으나 시기가 우연히 겹친다"고 말했다. 물론 외국인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을 과거 70만~80만원에 매수했던 장기투자가들이 차익실현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도 대체로 갤럭시S4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의 장밋빛 성장에 대한 우려를 매도 이유로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보유한 장기투자펀드 중 한 곳에서 삼성전자 휴대폰 업종에 대한 우려로 비중을 줄였다. 그 물량이 시장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개별적인 문제라기보다 스마트폰 업종에 대한 성장성 저하와 경쟁 심화 등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매도물량이 나온 듯하다"고 진단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집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해외에서 갤럭시S4 판매는 확실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3 조기 출시를 준비하는 것도 갤럭시S4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실제 JP모간은 삼성전자의 부품 공급사를 분석, 올해 갤럭시S4 판매예상치를 8000만대에서 6000만대로 낮췄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실적에 대해 긍정적이다. 갤럭시S4 판매부진 및 영업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것. KDB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48.5% 늘어난 3억20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러 분석 속에 이날 외국계 증권사인 다이와증권과 모간스탠리는 순매수를, 메릴린치와 CLSA·UBS는 순매도를 보였다. 삼성전자 주식이 조정기를 겪을 때 1200억원대 순매수로 지지했던 국내 연기금도 이날 수백억원대 매도세로 입장을 바꿨다.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는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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