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중산층 강국을 가다] (2) “스위스 중산층들도 ‘고령화 복지부담’에 고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1.06 17:04

수정 2014.10.30 17:59

아베니르 스위스(Avenir Suisse)의 파트릭 셸렌바워 박사.
아베니르 스위스(Avenir Suisse)의 파트릭 셸렌바워 박사.

【 취리히(스위스)=김학재 기자】 "스위스는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경제상황도 좋아지고 있다.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불안감 또한 늘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달러인 강소국 스위스도 고령화와 소득격차 확대는 고민거리다. 여기에 치솟는 집값과 쌓여만 가는 가계부채는 언제든 중산층을 압박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란 지적이다.

스위스 싱크탱크인 아베니르 스위스의 파트릭 셸렌바워 박사(사진)는 지난해 12월 1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설명했다. 유럽에서 출판된 '위축된 증산층(Der strapazierte Mittelstand)'의 저자인 그는 스위스의 과제로 '고령화에 따른 복지부담'을 꼽았다.


실질적으로 스위스 중산층의 상황은 개선되고 있지만 자신들의 입지와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회복지제도 중 하나인 스위스 국가연금(AHV)에 대한 우려와 저금리 속에 불어난 6000억스위스프랑(709조원) 규모의 가계부채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중산층 강국을 가다] (2) 스위스, 대학 안나와도 기술만 있으면 月 830만원 거뜬

특히 스위스 당국도 고령화로 인한 연금 고갈을 우려해 연금수령 나이 상향 및 AHV 부담 확대, 연금수령액 축소 등의 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셸렌바워 박사는 "스위스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중산층이 굉장히 튼튼하고 중산층 폭도 굉장히 넓다"며 "기본적으로 60~70%가 중산층이지만 국민의 80~90%가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류층의 소득과 중산층의 소득격차가 점차 확대되면서 심리적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셸렌바워 박사는 "스위스 국민의 90%는 소득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일부 시민단체가 최근 소득불균형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스위스에선 기본소득 250스위스프랑(300만원)을 보장하는 법안을 놓고 국민투표가 개최될 예정이나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재정이 요구돼 가결될 가능성은 적다.

셸렌바워 박사는 중산층의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인구 800만명의 작은 나라에서 가계부채 규모가 700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금리 인상 시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더구나 집값도 뛰고 있어 중산층이 도심에서 집을 사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도시 중심으로 경제가 돌다 보니 집값이 뛰고 있어 중산층이 도시 외곽으로 나가는 추세"라며 "스위스 국민 40% 정도가 자기 집을 가지고 있지만 10년 전에 비해 취리히에서만 집값이 20~30%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는 이자율이 0%에 가까워서 이자부담이 없지만 나중에 이자가 오르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저금리 탓에 현재 스위스 가계부채 규모가 최근에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셸렌바워 박사는 고령화 문제가 스위스의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스위스 복지연금의 기둥인 근로자 연금과 AHV, 사적연금이 있지만 국가의 재정적 부담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인구구조 변화로 AHV 상황이 좋지 않다.
지금은 3명 중 1명이 고령연금을 받지만 10년 뒤에는 3명 중 2명이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