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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따른 ‘변동성 심화’ 대비해야”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7:42

수정 2014.10.28 04:29

23일 파이낸셜뉴스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랑스 아문디 공동 주최로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23일 파이낸셜뉴스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프랑스 아문디 공동 주최로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대표되는 출구전략과 일본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성패는 정부 지출과 차입 등 정책적인 부분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이후를 준비하는 실효성 있는 중장기적 경제성장 전략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日 아베노믹스 경기 둔화 우려

리처드 쿠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제로금리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확대를 위해 일본 정부가 차입을 늘리는 한편 소비세 인상을 대비해 일본의 기업 대출을 유도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대차대조표를 벗어나서 양적완화 함정에서 빠지지 않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유동성 확보 등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데 정작 자금을 빌리지 않으면서 중앙은행은 금리를 더 인하하지만 변화가 없었다"며 "결국 금리 제로가 되었을 때 이 불황을 타개할 힘이 없게 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짐 워커 아시아노믹스 설립자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약세 덕분에 돈이 들어왔고 인플레가 발생했지만 국민 소득은 최저로 성장하는 등 아베노믹스가 성공적인 정책이라고 말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중앙은행의 자산은 커지고 있는데 예금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어느 정도 회복하다가 다시 경기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바 나오히코 골드만삭스 일본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지난해 하반기 들어서 일본의 경기부양책이 벌써 탄력을 잃기 시작하면서 소비 지출, 수출 등 여러 가지 주요 지표들이 추락했다"며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 양적완화 축소는 경기회복 자신감

경기회복 자신감에 따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장기적으로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급격한 유동성 축소로 인한 환율 불안 등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워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는 당장 다음 주 100억달러를 비롯, 추가적인 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과도한 채권발행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는 "정부 지출을 위해 '재정절벽'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미국의 대차대조표는 현재 개선되고 있다"며 "재무상황이 개선된 기업들이 주택이나 자동차에 투자를 하기 위해 대출을 발생시키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회복에 따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워커는 "역사상 유례없는 양적완화가 5년째 계속됐지만 아시아 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큰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면서 "지난해 말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 이후 경기회복에 따른 테이퍼링 지속 기대감에 이머징 시장은 자산 구조 등에서 양적완화 이전 수준을 되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적완화 축소 이후 대비해야

장기적으로는 양적완화 축소, 아베노믹스 이후를 준비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쿠는 "양적완화 정책이 마무리된 이후 투자 확대를 위한 규제 개혁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이는 굉장히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장 법인세 인하나 2차 소비세 인상 방안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행까지 옮기는 게 쉽지 않은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워커는 "글로벌 경제에서 양적완화가 달성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 정부 지출, 민간 저축 등의 정책들을 내기보다는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흥 시장국의 경우 달러강세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으로 변동성이 심화되는 등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오히코는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으로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면서도 "워낙 큰 체제 변환인 만큼 통화구조가 취약한 신흥시장 국가에 대해 환율 시장 교란 등 부정적 영향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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