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모바일 적응 못한 엔씨소프트, 반년새 시가총액 2조원 증발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14

수정 2014.10.24 21:29

모바일 적응 못한 엔씨소프트, 반년새 시가총액 2조원 증발

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가 긴 슬럼프에서 허우적대는 동안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지고 있다.

연초 주가가 25만원을 웃돌았지만, 이후 실적 부진으로 인한 매도 행렬이 이어지며 현재는 10만원이나 급락한 1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어 '쉬어가는 단계'가 길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3조4429억원으로 한 달 전 3조8924억원보다 4495억원(11.55%) 감소했다.

기간을 연초(1월 2일)까지 늘리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올해 첫 거래일 개장과 동시에 엔씨소프트는 장중 25만3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축포를 쏘아올렸다.
시총도 5조3581억원으로 대폭 늘어 47위까지 순위가 뛰었다.

그러나 현재 이 시점과 비교하면 무려 1조9152억원(35.74%)의 시총이 증발했다. 시총 순위는 22계단 떨어진 69위까지 밀렸다. 최근 빠른 속도로 몸집이 커지고 있는 70위 한국항공우주와 시총 차가 약 320억원까지 좁혀졌다.

엔씨소프트의 이 같은 부진은 실적 악화 탓이 크다.

지난 1·4분기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0% 감소한 실적을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은 30.18% 줄어든 365억원이었다. 시장은 이를 어닝쇼크(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라고 표현했다.

아울러 모바일이 주도하는 게임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가 등 주주이익환원정책 고려가 없는 것 또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분기 말 현금성 자산이 6000억원에 달하나 인수합병(M&A)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을 뿐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사용 계획이나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 달 14일 발표 예정인 2·4분기 실적도 녹록지 않아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업계는 2·4분기 영업이익 64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개선에 나서겠지만 여전히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주력 게임인 블레이드&소울의 중국 트래픽이 연초 100만명 수준에서 점차 줄어들다 지난 4월부터는 매우 가파른 감소세로 전환했다"며 "현재는 30만~40만명까지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로열티 매출이 상당 수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초 사측이 제시했던 매출액 8900억~9400억원, 영업이익률 30% 초반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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