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주식담보 대출 금리 인상 예고..개미들 ‘이중고’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31 17:41

수정 2014.11.06 16:56

*전업투자자 백씨(36)는 지난해 말 한 저축은행으로부터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만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인데 금리를 올린다는 소식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투자했던 주식이 급락하면서 잠을 설치고 있다.

*셀러리맨인 김씨(39)는 코스닥 시장의 A주식을 신용으로 매수했다가 이달 들어 고점 대비 32% 가까이 급락하면서 보유 물량 일부를 손절했다. 계좌 담보 비율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매도한 것.

증권사들이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어 개미투자자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은 2일부터 주식담보대출(예탁증권담보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기존 대출분도 인상된 이자율을 적용하는데 일반고객의 경우엔 8.75%에 이른다. 업계에선 올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하는 성격이 강하다"면서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차례 인상했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도 주식담보대출 금리와 신용융자 금리 등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용이나 담보대출을 받아 주식투자를 했다가 최근 중소형주들이 단기 폭락하면서 반대매매로 손실이 커지고 있는 개미투자자들은 기존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증권사들은 늘어난 주식담보대출과 높아지는 금리로 막대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보유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주식담보대출은 지난달 27일 7조148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1%나 늘었다. 금액으론 무려 8810억원이나 급증한 것. 지난 2007년 6월 26일 이후 사상 최대치다.

여기에 일정한 증거금을 받고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신용융자도 2009년 3월 말 2조2341억원에서 지난 27일 6조5630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만 5890억원 늘어났다.

만약 7조원이 넘는 주식담보대출 금액에 대해 이자를 0.25%포인트만 인상하더라도 그 금액은 무려 175억원에 이른다.


한 증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주식이 오르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최근 코스닥 중소형주들의 경우 단기간에 30% 이상 급락하는 종목들이 늘어나면서 신용 등을 이용해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면서 "주식 투자의 기본인 여유자금을 이용한 안전한 투자습관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이자율 인상과 관련해 반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최근 벌어진 증권사 콜머니 규제와 IB부서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가장 쉽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주식담보대출 금리 인상이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거래소·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에서 각종 수수료를 내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부 증권사들의 주식담보대출 금리 인상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yutoo@fnnews.com최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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