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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또 다른 미래' 해외서 캔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4.29 17:42

수정 2012.04.29 17:42

미래에셋상해타워(가운데)
미래에셋상해타워(가운데)

"넘쳐나는 돈을 국내에 머물게 하면 제조업 경쟁력을 갉아먹게 돼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국내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2010년 10월 3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 3년의 공백을 깨고 모습을 드러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작심한 듯 던진 얘기다. 바로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과 개인들의 해외투자(투자자산 배분) 확대다. 당시 많은 전문가는 "전 국민에게 '도박'에 나서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입'이 아닌 '몸'으로 실천했고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해외시장으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해외에서 또 다른 '미래' 창조

미래에셋은 설립 때부터 종합자산관리 모델을 구축해 왔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 1997년 7월 국내 최초의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고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박현주1호)를 도입해 투명한 간접투자상품 운용시대를 열었다. 본격적인 행보는 지난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홍콩)을 설립하면서부터다. 3년 뒤에는 한국 운용사 최초로 인도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2년 뒤 미국과 브라질에 차례로 운용사를 설립했고 같은 해 중국 본토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투자가(QFII) 자격도 국내 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획득했다.

2009년에는 국내운용사 최초로 글로벌역외펀드(SICAV)를 홍콩 현지에 수출했고 2010년 국내 최초로 미국 현지에 '미래에셋디스커버리' 펀드시리즈를 출시했다. 그해 10월에는 일본 현지에 '다이와·미래에셋 코리아'펀드를 판매했고 2011년 1월 국내 최초로 홍콩 주식시장에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TIGER KOSPI 200ETF'를 상장시켰다.

2011년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의미 있는 해다. 현지 상품판매 확대와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로 4조5000억원 규모의 해외 운용자산이 들어왔다. 지난 2월 말 기준 해외설정 운용자산은 6조1251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6월 대만 현지의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미래에셋자산운용(대만)을 출범시켰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해외 운용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지난 3월 21일에는 중국 합작운용사 인가를 획득하며 국내 증권운용 업계 최초로 중국 본토 자본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본토~홍콩~대만을 잇는 범(汎)중화권 네트워크를 완성한 것.

미래에셋은 캐나다 선두 ETF운용사인 '호라이즌ETFs' 인수를 통해 캐나다뿐만 아니라 자회사인 베타쉐어즈를 통해 호주 자산운용업에도 진출했다. 올해 인도네시아 자산운용사 인수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10개 해외법인과 2개 해외사무소 등 12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 해외진출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0년 10월에 '다이와·미래에셋 펀드'를 처음 내놓는 등 선진시장에서도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골프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어큐시네트를 인수, 한국 금융역사에 새로운 발자취를 남겼다. 세계 1위 브랜드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가 글로벌 PEF 및 스포츠용품업체들과 경쟁해 당당히 인수합병(M&A)에 성공한 첫 사례다.


■운용자산 60조 '공룡 운용사'

지난 3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최대 부동산펀드, PEF 등 대안투자 전문운용사인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을 합병했다. 이로써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및 글로벌 시장에 주식·상장지수펀드(ETF)·채권투자는 물론 대안투자(헤지펀드, 부동산펀드, PEF 등)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자산운용서비스가 가능하고 12개 해외법인 및 사무소를 거느린 글로벌 자산운용사 면모를 갖추게 됐다.
구재상 부회장은 "합병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통 투자상품뿐 아니라 대안투자 상품에서도 전문성을 확보하게 돼 글로벌 자산운용 서비스가 강화되고 금융 수출이 더욱 용이해졌다"며 "국내를 대표하는 자산운용사로서 한국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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