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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문사, 무리한 ‘몰빵 투자’ 최악의 위기

김기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29 17:41

수정 2012.11.29 17:41

지난해 이른바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돌풍을 이끌며 시중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인 투자자문사(이하 자문사)들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갈수록 심화되는 영업난에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최근 살아남은 자문사들의 실적도 바닥을 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몰빵 투자'가 이 같은 화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문형랩 흥행 돌풍으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상위 자문사들이 운용사로 잇따라 전환하고 있다. 또 자문형 랩 감소, 자금난으로 허덕이고 있다.


먼저 자문사들의 구조조정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9월 업계 5위권인 투자자문사 한국창의투자자문도 최근 대신자산운용에 인수됐다. 앞서 업계 1·2위였던 브레인투자자문사와 코스모자문사가 운용사로 이름을 바꿔 달며 속속 업계를 떠났다.

이로 인해 국내 자문사 중 70%가 올 상반기(2012년 4~9월)에 적자를 냈다. 전체 149개 자문사는 총 7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2억원 급감한 484억원을 기록했다. 총 계약액은 8조원(29%) 감소한 19조500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진 외부 영업환경도 한몫을 했다. 특히 한 종목을 집중 매입하는 위험한 자산분배가 이 같은 위기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문사들은 이 같은 운용구조를 갖게 된 데는 자산운용사들의 영업 형태가 한몫했다고 항변한다. 돈을 빌려준 자산운용사들이 업황 악화를 내세워 자문사에서 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에 사모 형태로 유치받은 자금으로만 높은 수익을 거둬야 한다는 게 그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문사들이 운용사에서 유치받은 자금은 운용에 따른 인센티브 등이 없기 때문에 약 1%의 수수료만 떼고 안정적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최근 운용사들이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금을 빼가고 있다"면서 "큰손인 개인투자자들에게 사모 형식으로 유치받은 자금은 운용보수가 있다.
이로 인해 최근 손실을 메우기 위해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식 운용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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