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신종거래에 살아나는 ELW..웃지 못하는 증권사

김기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26 11:23

수정 2014.11.06 11:47

최근 주식워런트시장(ELW)의 거래대금이 살아나면서 변종거래도 성행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금융당국의 3차에 걸친 고강도 규제로 스캘퍼(scalper·초단타매매자)가 대폭 줄어들자, 일부 큰 손 투자자들이 유동성공급자(LP) 물량을 받아 매매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LP역할을 종료하면 3년 내 ELW시장 참여를 하지 못하는 규정 때문에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증권사들은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일 평균 890억원대에 머물렀던 ELW 거래대금은 이달 현재 일 평균 1080억원을 기록중이다. 올 들어 ELW 일일 거래대금은 꾸준히 1000억원을 상회하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억원을 상회한 거래일은 총 다섯차례다.


지난해 3월 기본예탁금과 호가 제출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하는 'ELW 3차 건전화 방안' 시행 이후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300억원대까지 추락했다. 지난 2010년 ELW시장이 활황세를 보일 당시 거래대금이 2조원을 상회한 것과 비교하면 10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올 1·4분기 현재 ELW 전체 거래대금은 8조420억원으로 지난해 2·4분기 이후 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스캘퍼들을 대체하는 신종거래 증가와 ELW시장 규제 완화에 따른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국의 규제로 스캘퍼들이 대거 사라지자 일부 증권사 프랍 트레이딩(prop trading· 자기매매)팀과 큰 손 투자자들이 LP들의 물량을 대거 받아 거래를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장내 옵션 매매를 통해 ELW거래를 헤지하며 수익을 챙기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현재 당국의 규제로 ELW 호가가 8~15%로 제한됐다. 하지만 LP로부터 물량을 챙겨 온 일부 스캘퍼와 프랍매매를 하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과 물량을 치고받는 매매거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더욱이 현재가가 70원 이하인 ELW는 기존대로 한틱(5원) 단위의 호가 제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는 거래가 더욱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투자 행태는 최근 일부 증권사에 국한되고 있다. 실제 올 4월 현재 옵션 내재변동성 대비 가격변화분을 비교한 베가(Vega) 기준 증권사들의 ELW 시장점유율은 노무라금융투자(33%), 한국투자증권(37%), 신한금융투자(11%), 동양증권(9%) 등의 순이다.
상위 3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웃돌고 있는 것. 올 들어 이들 증권사들이 ELW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70%를 상회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기존 30여개사에 이르던 증권사 LP들이 현재 20개로 줄어들었다.
적자가 지속되더라도 ELW 사업부문을 접기에는 향후 감독당국의 규제가 바뀔 가능성이 있어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만 지켜보고 사업청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kiduk@fnnews.com 김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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