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ELW시장 규제 ‘발목’..日거래 1300억 그쳐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22 04:08

수정 2014.11.04 19:08

ELW시장 규제 ‘발목’..日거래 1300억 그쳐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이 잠들어 있다. 한때 홍콩에 이어 세계 2위(일평균 거래대금 기준)를 기록하는 등 '잘나갔던' 시장이 지난 2011년 스캘퍼(초단타 매매자) 사건 이후 침체된 후 좀처럼 옛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투자 정보의 객관성과 투명성에 대한 의문으로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높은 진입장벽(기본예탁금 1500만원)에 따른 투자 제한,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등도 시장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LW의 몰락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중 ELW 시장의 전체 거래대금은 1조7652억원에 머물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1300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ELW 거래대금도 정체상태다. 1월 2조8656억원, 2월 2조5734억원, 3월 2조6039억원, 4월 2조8349억원, 5월 2조2645억원, 6월 2조2551억원에 머물고 있는 것.

ELW는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의 매매시점과 가격을 미리 정한 뒤 약정된 방법에 따라 해당 주식 등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 증권이다. 특정 종목의 주가 상승이 예상될 경우 해당 종목의 주식을 모두 사지 않더라도 일부 자금만 투자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만 산 뒤 차익을 올릴 수 있다.

ELW의 발행잔액도 17일 기준 2336억원에 불과하다.

전체 발행액도 6월 들어 49억원으로 줄었다. ELS 발행액은 지난해 11월 44조원까지 감소했다가 같은 해 12월 57억원, 2013년 1월 62억원, 2월 7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3월 65억원, 4월 62억원, 5월 58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장종목 수도 4694건으로 9000개를 넘어섰던 2011년에 비해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LP를 포기하는 증권사는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UBS증권 리미티드 서울지점과 도이치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LP사업을 접어 한때 30개사였던 평가 대상은 현재 18개사로 줄어든 상태다.

■ELW에도 봄은 오는가

ELW 시장의 유동성은 활황 시기에 비해 90% 이상 급감했다.

한마디로 죽은 시장이다. 왜 이럴까. ELW 시장이 각종 규제로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투기장으로 변한 시장을 정상화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고강도 규제를 내놨다.

기본예탁금을 1500만원으로 인상해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였고 LP의 호가 제출도 제한한 것,

특히 국내 ELW 시장의 거래패턴이 LP의 물량공급과 투자자의 매입 후 청산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LP의 호가제출 제약은 거래 성립 자체를 막았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2조원대의 거래량을 유지하는 데는 외국인이 자리하고 있다.

LP는 2011년 말 27개사에서 2012년 19개사로 줄어든 반면 외국인투자가의 거래 비중이 규제 이전 5%에서 규제 이후 20%를 넘어섰다. 외국인투자가가 시장조성자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1500만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낮춰 개인참여를 유도하고, LP들이 호가를 제대로 낼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국내 ELW 시장은 총 3차례에 걸쳐 시행된 ELW 건전화 방안으로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헤지 목적 등과 같은 효율적인 관리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도한 진입장벽은 일반투자자에게 레버리지를 제공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상실한 채 오히려 투기적인 투자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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