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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사 거래소에 반기..한맥사태.차세대결제시스템 불만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28 14:39

수정 2014.10.29 01:00

증권사와 선물사들이 한국거래소의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사고 처리과정에 불만을 품고 반기를 들었다. 또 거래소가 도입한 차세대 매매체결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EXTURE+)' 사업에도 주주 회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 등 쌓인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주요 주주인 증권사와 선물사, 유관기관 대표들은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 모여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주협의회를 구성했다. 주주협의회 대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맡았다.

이번 주주협의회가 구성은 지난해말 터진 한맥투자증권 사태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거래소가 한맥투자증권 주문실수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57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공동기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불만이 터진 것이다.


거래소는 당시 58개 회원사에 공동기금 사용 처리 계획을 통보하고 일방적으로 기금을 인출했다. 이 때문에 회원사들은 거래소의 공동기금 사용액을 지난 1월 회계상으로 손실 처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는 한맥증권 손실을 증권사에 100% 떠넘겼다"면서 "주문실수에 대한 미이행조치 등 방법이 없던 것도 아니였는데 증권사들이 다 뒤집어 쓴 셈이었다"고 말했다.

월 1회 열리는 선물사 사장단 회의에서 한맥증권 사태 처리에 대해 불만이 높았다. 선물사 사장단들 회의가 거래소 성토장이 되다시피 했다. 이번 주주협의회 구성은 선물사들의 강력한 요구가 시발점이 됐다.

거래소가 최근 도입한 차세대 매매체결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 사업도 금융투자업계를 자극했다. 엑스추어플러스를 위해 회사마다 수십억~수백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지만 의견수렴을 소홀히 하며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주주협의회 구성은 그동안 거래소가 모든 결정을 주주인 회원사들에 통보 식으로 결정하는 조치에 폭발하는 첫 움직임인 것이다.

주주협의회는 이날 거래소도 공동기금 사용액의 50%를 부담하도록 하는 등 결제 불이행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거래소 규정 개정을 논의했다. 또 2013 회계연도 배당금 지급 시 거래소에 추가적인 배당을 요구하는 방안도 나왔다.

현행 거래소의 회원관리규정은 증권시장이나 파생상품시장에서 결제 불이행으로 발생한 손해는 해당 증권사의 예탁 증거금, 보증금과 회원사들이 낸 공동기금으로 보전하게 돼 있다. 해당 규정에 의해 손실을 보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최후의 방법으로 거래소의 결제적립금을 사용하게 돼 있다.


협의회는 현행 규정처럼 회원사들에 우선적으로 손실을 보전토록 하는 거래소 규정이 부당하다고 보고 거래소도 처음부터 절반의 책임을 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조치는 금융투자업계가 사상 최악의 불황으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업황도 어려운데 그동안 거래소가 밀어붙였던 사안에 대해 불만이 높았다"면서 "개별사가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어 공동 대응으로 타개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김용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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