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국 부도위험 과장됐다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04 17:40

수정 2011.10.04 17:40

최근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오른 가운데 이 같은 급등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연례행사처럼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도 크게 상승하는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4일 "CDS 프리미엄은 거래 규모가 작고 외부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조금만 거래가 진행돼도 쭉 올라간다"며 "외국환평형채권 가산금리 추이와 같이 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최근 많이 오르긴 했지만 과거 위기 수준에 비해서는 아직 낮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비해서는 크게 낮고 지난해 4월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을 때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부장 역시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다른 아시아 신흥국에 비교하면 과도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8월 이후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120% 상승한 반면 중국은 131%, 말레이시아는 130%로 더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글로벌 금융불안은 유럽 재정위기에서 비롯됐는데 2차 파급 효과가 유럽이나 미국 등의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보유한 나라로 확대되고 있는 형태"라며 "해외차입이 있는 나라는 자금이 유출되기 시작하면 CDS 프리미엄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뉴욕금융시장에서 한국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의 CDS 프리미엄은 227bp(100bp=1%포인트)로 지난 2009년 5월 4일(227bp)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월 31일 128bp였던 CDS 프리미엄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부각되며 급등, 지난달 22일에는 205bp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달 30일에는 하루 만에 25bp가 올라 219bp를 기록, 한 달 만에 91bp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문제를 해결할 해법은 당장 없다는 것. 근본적으로는 높은 대외 의존도를 줄여야 하지만 현실적이 아니다. 정 연구원은 "결국 우리나라의 자체 펀더멘털은 문제가 없더라도 외국 자금이 빠져나가면 CDS 프리미엄도 상승하게 된다"며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 대한 철저한 관리, 상시 통화스와프 체결 등 위기감을 낮출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국외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CDS 프리미엄이 오르면 불안심리가 커지고,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kim091@fnnews.com김영권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