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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사상최대 실적에 임원만 ‘돈 잔치’..직원들 울분

황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6 17:43

수정 2012.02.16 17:43

우리금융 사상최대 실적에 임원만 ‘돈 잔치’..직원들 울분

사상최대 실적 우리금융, 직원 성과급은 ‘0’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직원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성과를 내고도 별다른 성과급을 받지 못해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경쟁은행들이 연말 특별성과급을 100~200% 받은 것으로 알려져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욱 크다.

 16일 우리금융지주와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금융지주는 지주 출범 이후 사상 최대인 2조156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각종 지표도 일제히 개선됐고 주요 계열사들도 모두 호전된 실적을 기록했다. 좋은 실적을 냈다고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물론 우리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지난 2001년 최대주주인 예보와 맺은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에 따라 예보의 관리를 받기 때문. 예보 관계자는 "매년 각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일정 목표를 정하고 예보가 이를 검토하게 된다"며 "성과를 달성할 경우 이에 따른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보가 제시한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을 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05년 황영기 전 행장 재직 당시 임직원들에게 대폭적인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 말썽이 나자 예보가 성과급 지급규정을 까다롭게 만들어놨기 때문. 예보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인 만큼 과도한 성과급은 문제가 있을뿐더러, 국민들의 눈이 있는 만큼 기준을 완화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직원들은 매년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실적에 따른 보상(상·하반기 각 20%씩)만을 받을 뿐 회사 전체적인 성과급은 별도로 받을 수 없게 됐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지난 2007년 이후 성과급을 받지 못했다"면서 "올해도 임단협에서 4.1% 임금 인상한 게 전부여서 타은행 직원들과 급여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은행 임원과 지주 임원만은 3월 주주총회 후 성과급을 지급받고 있다. 연봉의 0%에서 최대 100%까지 받을 수 있는데 현재까지는 최고 70% 정도가 지급된 바 있다.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성과급 역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일반 직원이 기본급에 상여금을 받는 구조라면 임원은 기본급에 성과급을 받는 구조로 돼 있다"면서 "임원 성과급은 사실상 상여금의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원의 경우 계약직이라는 특성상 성과에 따른 보상이 없을 경우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성과급 지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직원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이다.
예보의 전향적인 태도변화가 없는 한 우리금융 직원들은 계속 손가락만 빨아야 할 형편이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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