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마일리지 보험 가입 급증..선할인 등 구조적 문제 '허점'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9 15:57

수정 2012.02.19 15:57

운전을 덜 할수록 보험료가 싼 '마일리지 자동차 보험' 실적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손해보험사들의 안색은 좋지 못하다. 보험료를 먼저 할인받은 고객이 나중에 기준을 맞추지 못했더라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등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에 출시된 마일리지보험은 2월 초순까지 불과 두 달여 만에 27만건가량 팔렸다.

새로운 자동차보험 계약 중 30~40%가 마일리지보험으로 가입하고 있어 연말에는 수백만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일리지보험은 가입할 때 할인율이 적용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주행거리를 검증받는 '선할인 방식'과 만기 때 주행거리를 검증받고 할인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돌려받는 '후할인 방식'이 있다.

가입자는 당연히 선할인 방식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약속한 주행거리를 지키지 못한 가입자로부터 선할인 보험료를 돌려받아야 하는 보험사로선 부담이기 때문에 후할인 방식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후할인 비중이 압도적이다. 동부화재는 전체 마일리지보험 중 98%, 메리츠화재 96%, 한화손해보험 96.3%, 롯데손해보험 97%, 흥국화재 95.5%, 현대해상 95%, 더케이손해보험 93%가 모두 후할인이다.

반면 2월 초까지 판매된 마일리지보험 중 선할인은 6만7000여건으로 전체의 25% 수준이다. AXA손해보험과 그린손해보험은 마일리지 보험 가입 건수 전부가 선할인이다. ERGO다음다이렉트와 하이카다이렉트도 선할인 비중이 각각 18%와 15%에 달한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선할인 비중도 18%에 이른다.


이들 가입자가 1년 후에 주행거리가 최초 약정한 주행거리를 초과했을 때 보험료를 입금하지 않고 타사로 이탈해버리면 해당 보험사는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손보사 관계자는 "마일리지보험은 금융 당국에서 재촉하는 바람에 덜 주행할수록 깎아주도록만 고안됐다"라며 "많이 주행하면 보험료를 더 내게 하는 방식은 채택되지 못해 보험사로선 보험을 팔수록 매출이 줄어드는 기형적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일리지보험 가입시 선할인받은 고객이 나중에 약속을 어기고 손실금을 돌려주지 않을 때에 대비한 규제책을 금융 당국이 만들어주지 않아 고객들이 이를 악용하면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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