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한국 1등 지방은행’ 향해 뛰는 박영빈 경남은행장

박상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10 17:01

수정 2012.12.10 17:01

▲ 사진=서동일 기자
▲ 사진=서동일 기자

"풍전등화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들과 야근을 해가면서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이제 경남은행이 어느 정도 안정을 기하면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만큼 앞으로 지방은행의 '강자'로서 탄탄하게 제 역할을 해나가야죠."
취임 후 지난 2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경남은행을 성장시켜온 박영빈 경남은행장은 "남은 임기 동안 지역민과 지역 기업들에 수준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980년 한국개발금융(장기신용은행 전신)에 입사해 한미은행, 우리금융지주 등에서 금융 전문가로 활동해온 그는 2004년 경남은행 부행장으로 경남은행과 인연을 맺으며 지역경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지난해 3월 경남은행장 취임 후 내년이면 햇수로 은행장 취임 3년째가 된다. 박 행장의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행장과의 일문일답.

―취임한 지 만 2년이 된다. 소회는.

▲지난 2년은 '위기'라는 단어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한시도 마음 놓고 지낼 수 없는 시간이었다. 은행장 부임 전인 2010년 4월 서울에서 4300억원 규모 구조화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그해 10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이어 부실 조선사에 지원된 2600억원 규모의 부실 여신 문제를 풀어야 했다. 하루 빨리 은행 경영을 정상화하고 지역사회 신뢰와 직원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직원들을 독려해가며 각고의 노력으로 1년여 만에 대형 부실을 말끔히 해결했다. 은행 창립 이래 처음으로 총자산 30조원을 돌파할 수 있었고 중소기업 대출도 최근 1년 새 증가액이 지난 3~4년치 증가액을 뛰어넘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 1등 지방은행' 비전을 선포하고 경남은행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내년 경영방침은.

▲'우리나라 1등 지방은행'은 지난해 경남은행장으로 취임하면서 제시한 비전이다. 이를 위해 책임경영 실천과 안정적 수익기반 확대, 히트상품 개발을 통한 사회적책임 완수라는 세부 계획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내년도 경영방침도 그 일환에서 추진할 것이다. 지방은행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면서 내실을 다져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대하고자 한다. 경남.울산.부산지역 금융시장에서 지역적으로 특화된 관계형.지역밀착형 금융을 더 확대할 것이다. 지역사회 구성원과 장기간 지속적 관계를 맺으면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알아서 제공하는 '관계형 금융'을 실천하겠다. 이어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해 고객기반을 늘릴 계획이다. 저금리로 은행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이를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았다. '범도민 1인 1경남은행 통장 갖기 운동'을 지속해 지역금융의 대동맥 역할을 충실히 하고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해 앞으로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면서 혁신적인 경영 효율화로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강화해 나가겠다.

―주요 은행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경남은행은 부산, 울산 지역 등 지점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전략이 있다면.

▲지방은행은 지역밀착 경영으로 지방 중소기업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 기업평가에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시중은행이 기피하는 중소기업 대출도 더욱 밀접한 정보를 통해 선별할 수 있다. 경남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금융지원을 하기 위한 전략이다. 물론 경남은행도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돌입해 불요불급한 비용 집행을 억제하는 등 슬림(Slim)경영에 나서고 있다. 다만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영남지역은 제조업 생산과 수출 등이 그래도 나은 편이다. 경남은행은 주영업권역에 배치된 점포 수가 아직 미약해 부족한 금융서비스를 보완하고자 지난해 취임 이후 창원·울산·부산 등 성장지역에 12개의 영업점을 집중 신설해 지역 기업과 고객에 대한 다양한 금융편익을 제공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1등 지방은행’ 향해 뛰는 박영빈 경남은행장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금융권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는데 주요 활동은.

▲'지역사회와 함께 열어가는 햇살금융'이란 슬로건으로 소상공인.청년창업지원, 서민전용 상품출시 등 10대 실천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소상공인(청년창업) 및 서민금융 지원 규모를 총 2000억원으로 해 이자수입의 5%를 소상공인과 서민을 위한 햇살펀드로 조성했다. 최근에는 창원과 울산 2곳에 KNB 햇살 서민금융 거점 점포와 전담 창구를 마련했다. 이어 다양한 금리 혜택을 지원 중이다. 서민금융지원 전용상품으로 사회 배려자를 위한 7%대 금리우대 수신상품 등을 출시하고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금리우대 폭도 늘려 최대 2%까지 인하했다. 개인신용회복을 위한 KNB프리워크아웃제도를 도입하고 대출 최고금리를 기존 17%에서 13%로 4%포인트 낮추는 한편 신용조사수수료, 조건변경수수료 등 여신관련 수수료 다섯 가지를 폐지했다. 이외에 5억원 규모로 지역 언론 및 사회단체와 함께하는 희망나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신용회복 프로그램 횟수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해 실시 중이다.

―서민금융 지원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했는데 어떤 내용인가.

▲지난해 한국장학재단과 '대학생 신용회복 프로그램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신용유의 인턴 제도를 시행해 그중 5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달에는 어려운 이웃과 서로 돕고 사는 나눔의 문화 정착을 위해 'KNB 사회공헌대상'을 만들어 경남.울산.부산지역 사회봉사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시상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06년 지방은행 최초로 출범한 공익재단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을 통한 사회공헌도 지속적으로 실천 중이다. 청소년, 노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체육지원사업과 환경개선지원사업, 문화예술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세분화해 매년 10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또 지난해 9월과 11월 그리고 올해 3월에는 경남과 울산에서 연극 '용띠 위에 개띠' 관람 행사를 개최해 부부애를 다지고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계기를 제공했다. 경남오페라단의 정기공연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지역민을 위한 오페라 관람행사'와 국내 유명 성악가를 초청한 '지역민을 위한 음악회'는 평소 지역에서 관람하기 쉽지 않은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공연 관람행사에 참여한 경남.울산 시민과 고객만 해도 2만여명에 달한다.

―지역인재 채용에 적극적이다. 인재양성에 대한 생각은.

▲지역 인재 채용은 지역의 대표은행으로서 당연한 역할이다. 지방대 출신 학생들이 서울.수도권대 출신 학생들보다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우리 지역에도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젊은 인재들이 많이 있다. 은행장 취임 뒤인 2011년 이후 채용한 지방대 출신 채용 비율이 86.3%(342명 중 295명)에 달하며 지역 특성화고등학교 출신 고졸 행원도 42명이나 채용했다. 전반적으로는 최근 6년간 모두 963명의 직원을 채용, 지방은행 가운데 고용 확대 1위에 올랐다. 특히 학자금대출 연체로 신용불량자가 된 대학생들을 위해 국내 최초로 시행한 '취업과 연계한 대학생 신용회복프로그램'을 통해 신용유의 대학생 29명에게 인턴십과 신용회복 기회를 제공했다. 이들 중 5명을 정식 행원으로 채용했다. 앞으로 신용유의 대학생 인턴십 제도는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할 방침이다.


―앞으로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그동안 '제2창업'에 버금가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역민과 고객의 신뢰를 되찾았다. 직원 간 배려와 협력,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는 소통문화를 뿌리내리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경남은행을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는 대한민국 최고 가치의 지방은행 롤모델로 만들어 나가겠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박영빈 행장은△58세 △부산 △경남고, 연세대 법학과,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1980년 ㈜한국개발금융 입사 △한미은행 지점장 △경남은행 부행장 △우리투자증권 전무(경영지원본부장) △우리투자증권 부사장 △우리금융지주 전무, 경남은행 사외이사 △'포브스 사회공헌대상'(지역부문 대상)△경남은행장(현) △'포천 한국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CEO부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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