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신제윤 “통일 대비 통화·환율시스템 기틀 마련할 때”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7:31

수정 2014.10.28 04:29

세월호 희생자 위한 묵념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이 23일 파이낸셜뉴스와 프랑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문디 공동 주최로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앞줄 오른쪽 네번째)과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세월호 희생자 위한 묵념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이 23일 파이낸셜뉴스와 프랑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문디 공동 주최로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날 신제윤 금융위원장(앞줄 오른쪽 네번째)과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앞줄 오른쪽 다섯번째) 등 참석자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신제윤 금융위원장
신제윤 금융위원장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3일 "핵심 금융정책 방향 가운데 하나가 한반도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통일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통화부문 금융제도를 만들고 적정한 환율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문디가 공동 주최한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나 상이한 정치.경제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예상하고, 이에 대한 준비는 언제든 가능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국내외 금융전문가, 금융당국자, 금융기관 관계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신 위원장은 통일금융이 주목하는 4대 과제로 △통화부문 금융제도 마련 △환율제도 마련 △금융인프라 구축 △북한경제 재건지원 시스템 마련 등을 제시했다.

통일 스케줄이나 방식에 따라 남북한 통화를 자연스럽게 통합할 방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신 위원장은 중앙은행 제도, 통화신용정책 방향, 화폐교환 방식 등 통화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통일독일과 체제전환 국가들의 사례를 참조해 통일한국의 통화시스템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남북한 통화가치의 안정성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을 감안해 시나리오별 환율제도 개편 로드맵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이와 함께 "한반도의 실물경제 통합에 맞춰 은행, 자본시장, 결제시스템 등 금융인프라 구축 계획을 마련하고 북한경제 재건 지원을 위해 구체적인 재원조달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경제의 인프라 확충부터 산업육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합한 재원마련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의 대통합:투자와 성장(Greater Asian Connectivity-Investment and Growth)'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아시아가 보유한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고,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역내 금융협력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아시아 역내 금융규제와 감독의 최종 조율기구인 '아시아 금융 공동위원회(가칭· 이하 공동위원회)' 설립을 대안으로 내놨다.

신 위원장은 "아시아 국가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금융협력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점"이라며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엔진 구축, 역내 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 등 금융협력의 목표나 실행방안을 더욱 혁신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역내 금융규제와 감독 공조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면서 "역내 국가들의 금융규제와 감독을 최종 조율하기 위한 상부구조인 '공동위원회' 설립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각국의 위원들로 구성된 공동위원회가 역내 국가들의 금융제도 표준화 작업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 신흥국들은 역사와 문화 부문에서 우리나라와 유대감이 있고, 우리 경제를 벤치마킹하고자 한다"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진출국의 금융사, 기업들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아시아 동반성장의 기틀을 잡아가는 대역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신 위원장은 아시아의 많은 신흥국이 우리의 금융시장 인프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프라 수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금보험제도, 부실채권정리제도, 개인신용평가제도 등 이미 많은 노하우가 전파되고 있다"면서 "금융 공공기관과 민간 협회들로 구성된 해외금융협력 협의회를 통해 금융인프라에 대한 수요조사를 총괄하고 향후 진출방향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 필 그램 UBS 고문(전 미국 상원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경제가 앞으로 몇 년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황은 아니지만 성장 확대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그램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는 경기 회복세에 따라 이미 진행 중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대해 그램은 "돈을 찍어내는 것만으로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없다"면서 "세 개의 화살(통화팽창정책.재정투자.경제 구조개혁)은 아직까지 활시위에 올리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개혁"이라고 지적했다.

그램은 "한국·일본·미국·유럽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각 나라의 개혁이 시장 기능을 정상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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