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거대소비시장 떠오른 中 공략 성패는 금융정책에 달렸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7:34

수정 2014.10.28 04:29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본행사에 앞서 진행된 티타임에 참석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 전재호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실장, 신제윤 위원장. 특별취재팀
2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본행사에 앞서 진행된 티타임에 참석한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전재호 파이낸셜뉴스 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 전재호 회장,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곽인찬 파이낸셜뉴스 논설실장, 신제윤 위원장. 특별취재팀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발전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과거 20년 동안 중국이 저임금 노동력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했다면 이제는 중국이 기술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주변 국가들의 경제성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아문디가 공동 주최한 '제15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 경제의 2.0'을 기정사실화했다. 중국은 △전 세계 공장이 아닌 세계 최대 소비국가로 변화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업 증가 △민간부문(시장)의 역할 강화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것이 포럼 참석자들의 분석이다. 또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2.0'을 달성하려면 금융부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주도의 자금조달이 아닌 민간 부문의 자금조달로 기술력을 갖춘 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자본시장 선진화가 관건

과거 20년 동안 중국 경제의 영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몇 년 동안 10% 이상을 기록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20배나 증가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해마다 증가했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다. 아시아에서는 비중이 30%를 넘는다. 아야즈 에브라힘 아문디 홍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부분의 사람은 아시아에서 일본의 비중이 클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일본,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도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변화되고 있다고 참석자들은 지적했다.

중국 노동자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도시·농촌 간 소득 불균형, 단순 제조업 비중 증가, 지역 간 개발 불균형 등이 중국 사회의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경제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 노동자들의 소득 증가로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중국 내수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에는 아시아 시장 수출을 위해 중국에 공장을 건설했다면 이제는 중국 내수시장을 위해 제조시설을 확충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는 2003년과 비교해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20배나 증가했다. BMW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의 절반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BMW 순익의 30%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내·외부적 영향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장리칭 중국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원장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변화, 아시아 명운 갈려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는 아시아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한국,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는 중국을 단순한 생산공장으로 여겼다. 이들 국가의 기업들은 인건비와 지리적 요건이 훌륭한 중국에 단순 조립공장을 설립해 해외 수출의 전초기지로 이용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경제성장의 발판을 마련했고 아시아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영토를 확장했다.

하지만 중국 제조업이 진화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업 가치사슬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루카 실리포 나틱시스 아시아·태평양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에 수직화된 이전의 통합생산체계에서 이제는 중복되고 몰리는 분야가 생길 것"이라며 "중국의 생산전략 변화로 새로운 체계 속에서 아시아 국가끼리도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제조업의 체질 변화에 인근 국가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재적소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국가가 결국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별취재팀 박승덕 차장(팀장) 김문호 이병철 김영권 김현희 김기덕 연지안 김호연 이승환 성초롱 박지훈 김문희 박소연 김혜민 고민서 신아람 윤지영 정상희 박범준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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