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예대율은 120%대로 국내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 은행의 지난 6월 말 예대율은 106%로 13%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하나은행의 예대율(월 평잔기준) 역시 지난해 말 112%에서 지난 6월 말 106.5%로 크게 하락했지만 이 정도도 높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말 103%의 예대율을 보여 4대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이후 줄곧 98%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1월말 108.2%에서 지난달 말 99.3%로 떨어져 처음으로 100%를 밑돌았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말 124%에서 98.7%로,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말 98.8%에서 지난달 말 80%대 초반을 기록했다. SC제일은행은 올 1월 109.1%에서 지난 5월 98.2%로 떨어졌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의 외형 확대 경쟁을 막고 자금 조달·운용 구조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올해부터 CD를 제외한 기준으로 예대율을 1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를 확정했다. 은행들이 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을 예금이 아닌 은행채 등 시장성 자금으로 조달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은행 유동성 불안을 야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규제로 일반은행 예대율(월 말잔 기준·CD 제외)은 올 1월 108.0%에서 3월 105.1%, 5월 101.8%로 점차 하락했다.
이 같은 예대율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모 시중은행 재무담당 부장은 "은행들이 정부의 정책에 맞게 내부적으로 세운 잠정 목표는 현재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고 밝혀 추가 하락을 시사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로 수익성에 다소 손해를 보는 것이 유동성 위기로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입는 것보다는 낫다"며 "국제 신용평가사도 한국의 예대율 규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CD를 제외한 일반은행 예대율은 지난 2003년 말 95.4%를 기록한 후 2004년 말(101.7%), 2005년말(103.7%), 2006년 말(111.9%), 2007년 말(127.1%) 등으로 점차 높아지다 금융위기 이후 외국계 신용평가사들의 비판으로 지난 2008년 말(121.9%), 2009년 말(112.1%) 등으로 하락 반전해왔다.
/powerzanic@fnnews.com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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