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생애 첫주택자금대출 인기 시들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06 21:56

수정 2014.11.06 22:22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생애첫주택구입자금대출이 맥을 못추고 있다. 낮은 위탁수수료 탓에 은행들이 영업에 미온적인 것도 한 이유다.

6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생애첫주택구입자금 제도를 도입한 이후 3월 말까지 총 997억원이 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458억, 농협 237억원, 신한은행 149억원, 하나은행 102억원, 기업은행 51억원순이다.

정부가 지난해 부동산 활성화대책을 내놓을 때 최대 1조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펼치는 등 갖은 노력을 기울인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실적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자체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의 월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주택경기가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해 12월 4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월 2300억원으로 절반으로 꺾였으며, 이사철 수요가 몰리는 2월과 3월에도 각각 41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예년보다 못한 만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영업도 옛날만큼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택경기가 좋았던 2007년에는 한 달 동안 평균 수탁금액이 8000억원을 웃돌았다.

국민은행 영업점 대출담당자도 "올 들어 영업점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하루 한 건 하기도 쉽지 않다"고 푸념했다. 생애첫주택자금대출이 수익에 기여하는 부분이 적어 은행들이 영업에 미온적인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수익이 예대마진에서 생긴다면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생애첫주택자금대출은 건당 13만원을 받는 업무 위탁수수료가 수익의 전부다.


생애첫주택자금대출과 비슷한 고정금리 대출 상품인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의 업무위탁수수료가 0.4%, 시중 은행 가계대출 예대마진율이 0.4∼0.5%인 점을 감안하면 3000만원 이상 대출자는 당행의 주택담보대출이나 u보금자리론으로 유도하는 것이 낫다.

실제 지난 3월 기업은행의 'u-보금자리론' 신규대출규모는 5100억원으로 당행의 생애첫주택자금대출 총잔액의 100배에 이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신규고객 확보차원에서 봐야지 수익의 개념으로 접근해선 안된다"면서 "고객들이 낮은 금리를 찾아서 은행 쇼핑을 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은 고객 접근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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