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금융권 “10兆 상조시장 선점하라”

김주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8 17:59

수정 2011.06.08 17:59

'핵가족화'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이 상조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어떻게 잘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웰 다잉(Well-Dying)열풍이 노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로 부상하면서다. 웰다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상조시장은 향후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금융권은 웰다잉의 가장 중요한 조건이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란 점에 착안, 이와 관련한 상조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예·적금 형태의 상조상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보험사들은 사망보험금으로 장례서비스를 받거나, 사망보험에 가입하면 제휴 상조회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상조회사 난립으로 피해가 컸던 고객들은 금융사의 상품을 통해 다양한 장례 서비스와 할인혜택을 고를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달 초 기업은행은 'IBK 상조 예·적금'을 출시했다. 월 납입액은 최대 100만원까지, 예금은 가입기간 1년까지 300만원 이상 가입 가능하다. 만기 후에는 일정기간(예금 최장 10년, 적금 최대 5회) 자동 재예치된다. 가입고객은 장례대행 전문업체인 '좋은상조'와 '에이플러스 라이프' 등의 서비스를 판매가보다 5%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선택한 상품은 선납 없이 향후 7년간 물가상승에 관계없이 동일한 가격을 적용받는 것도 장점이다.

기업은행 개인고객부 한상철 팀장은 "매월 상조회사에 선납하는 돈을 은행에 예금하는 개념이다"며 "은행예금을 통해 이자는 물론 서비스 할인혜택까지 받으면서도, 만기자금을 통해 장례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일석삼조인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우리은행이 상조회사의 선수금 예치를 위한 상품을 선보였지만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보험사들은 이미 몇년 전부터 상조시장에 진출했다. 가장 활발한 곳은 한화손해보험. 지난 2008년 3월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금으로 상·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용상품 '카네이션 B&B'보험을 선보였다. 특히 이 상품은 당시 권처신 사장이 상조회사의 피해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직접 지시를 내려 만들었다.

지난 4월에는 동부화재가 '프로미라이프상조보험'을, 차티스손보가 상조서비스를 할인해 주는 '명품장제비'보험을 선보였다. 롯데손보도 상조상품을 8% 할인받는 '롯데라이프디자인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생보사 중에는 동양생명이 '수호천사효보험'을, 신한생명이 '아름다운노후보험'을 통해 장례 서비스를 지원한다.


LIG손해보험과 알리안츠생명 등도 상조시장 진출을 위해 상품개발을 검토 중이다. 다만 상조보험의 경우 장례 서비스에 해당되는 비용 일체를 지급하는 현물형과 단순히 상조업체의 서비스만 제공하는 제휴형이 있어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제휴만 한 경우 부실한 상조업체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어 보험금 일부를 장례비용으로 지급하는 현물지급형이 낫다"고 설명했다.

/toadk@fnnews.com김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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