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저축은행서 돈 빼 농협·신협에 넣었다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09 17:46

수정 2011.11.09 17:46

올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저축은행의 여신 규모가 25개월(2년1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과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은 반사 이익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대조를 보였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은 1·4분기(7∼9월)에 대손충당금 환입을 통해 잠시 흑자로 전환했지만 여수신 규모가 계속 줄고 있어 경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 8월 여신 규모는 57조6011억원(잔액기준)으로 지난 2009년 7월(58조2615억원)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매년 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저축은행 여신 규모는 지난 2007년 1월 43조781억원에서 2008년 1월 47조9256억원, 2009년 1월 55조1450억원, 2010년 1월 64조9359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 들어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매달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여신 규모가 64조6652억원에서 8월 57조6011억원으로 10.9%(7조641억원) 감소했다.

반면 상호금융, 신협, 새마을금고 등의 여신 규모는 계속해서 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호금융은 올해 1월 144조4646억원에서 8월 150조9606억원으로 4.5%(6조4960억원) 늘었으며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도 45조2467억원에서 50조3564억원으로 11.3%(5조1097억원)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도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2007년 1월 45조1163억원, 2008년 1월 52조2085억원, 2009년 1월 62조5544억원, 2010년 1월 73조9971억원 등으로 급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1월 74조3976억원에서 8월엔 71조1476억원으로 4.3%(3조2500억원)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수신 규모가 신협 1.5%(6511억원), 상호금융이 1.8%(4조464억원)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저축은행 자금이 은행과 다른 제2금융기관으로 계속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마땅한 투자처도 찾지못해 대출도 줄면서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1·4분기 저축은행의 흑자 전환이 '반짝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지난 회계연도에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많이 쌓아 적자를 기록했지만 충당금이 환입되면서 1·4분기에 흑자폭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실제로 대출 등 영업을 통해서 수익이 늘었는지 여부는 반기 결산을 해봐야 알수있다"면서 "여수신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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