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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주 외국인 고객 모셔라' 은행들 외국인 행원 채용 바람

황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15 17:50

수정 2012.05.15 17:50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이 100만명을 넘어서면서 은행권에 외국인 행원 채용바람이 불고 있다. 이전에도 해외 유명 경영대학원(MBA) 출신 등 고학력 외국인을 일부 뽑아 글로벌사업부 등에 배치한 적은 있다. 그러나 지금은 외국인 행원들을 일선 지점에 전략적으로 배치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타깃도 국내거주 외국인 고객들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신입 행원을 모집하면서 외국 국적자들을 공채로 선발했다. 중국인 4명, 미국, 캐나다, 호주 각 1명 등 총 7명이 하나은행 행원으로 입사했다.
이들은 연수를 끝내고 본점과 지점에 배지됐으며, 현재 신입 행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 시 국적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일반 정규직 공채에도 외국인이 입사할 수 있다"며 "'글로벌 전문인력' 등으로 외국인을 별도 채용, 국내에서 실습 후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현지 법인으로 파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은행은 이번 신입 외국인 직원 외에도 외국 국적 직원 19명이 국내에서 재직 중이다. 중국 출신 11명, 미국 3명, 캐나다 2명 등으로 중국과 영어권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주로 외국인 근로자나 중국동포 전용 점포에 근무하고 있다.

신한은행엔 미국 4명, 뉴질랜드·몽골·일본·중국 출신 각 1명씩 등 총 8명이 본점과 지점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공채와 수시채용을 통해 입사했다.

기업은행도 지난 4월 다문화가정 결혼 이주민 12명을 단기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베트남 출신 6명, 중국출신 3명, 필리핀·네팔·인도네시아 출신 등으로 이들 중 절반은 한국으로 귀화했다.

현재 이들은 이태원과 신길동 등 외국인 근로자 고객이 많은 영업점에 배치돼 통역 및 신성처 작성 보조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 죽전동지점에 근무 중인 베트남 출신의 돤티프엉투이는 한국어가 유창해 외국인 고객뿐만 아니라 내국인 고객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들의 근무조건은 주 5일 하루 6시간 정도로 계약은 6개월 단위로 해 최장 2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며 "향후 지점별 운용상황 등을 점검해 필요 시 채용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외국 국적자가 총 13명 근무하고 있다. 7명은 본점 글로벌 사업부 등에, 6명은 지점에서 재직 중이다. 대부분 미국·중국 출신이지만 카자흐스탄 출신 외국인도 1명 포함돼 있다. 지점 재직 직원은 원곡동 환전소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주말에도 영업하는 특화점포에 대부분 배치돼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0년 2명의 중국인을 공채로 뽑았다. 2명 모두 일선 영업점 창구에서 통역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이 많아지면서 일선 지점에 외국 출신자들을 전진 배치하는 분위기"라며 "외국인 행원들이 같은 국가 출신 고객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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