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신규 가계대출 절반 고정금리로 가입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3 17:29

수정 2012.11.13 17:29

신규 가계대출 절반 고정금리로 가입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은행에서 신규 가계대출을 받는 사람 두 명 중 한 명은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신규취급액뿐만 아니라 잔액기준으로도 고정금리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이 처음으로 47.30%를 기록했으며, 잔액기준으로도 16.7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고정금리 비중은 2010년 9월 11%에서 지난해 9월 26.20%, 올해 9월 47.30%로 약 2배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이 오는 2016년 말까지 잔액 기준으로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금융권을 독려한 측면도 있지만 보다 직접적인 이유는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고정금리 비중은 그리 높지 않았다"며 "하지만 기준금리가 하향 조정되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6월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올해 2월까지 잔액 기준으로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10%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한은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잇따라 두 차례 인하하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인하하자 그 다음달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40.40%, 잔액 기준으로도 15.90%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인하한 달에는 고정금리에 비해 변동금리 하락폭이 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고정금리 비중이 줄어들지만 이후에는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이 일시적으로 39.20%로 줄었지만 8월 40.40%, 9월 47.30%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 지난 10월 이후 고정금리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의 최저금리가 3%대까지 하락하면서 '고정금리 갈아타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적격대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신규대출이 36.2%, 갈아타기 대출이 63.8%로 집계됐다. 출시 7개월여 만에 전체 규모는 이미 7조원대를 넘어서 연내 1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저금리 기조로 인한 가산금리 하락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씨티은행의 적격대출 상품 '씨티 뉴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최저 3.99%(10년 만기.비거치식.조기상환수수료 3년 슬라이딩 방식)까지 내려갔다.

공사 관계자는 "주택저당증권(MBS) 금리는 국채금리와 가산금리로 결정되는데 국채금리가 낮아지고 유동화증권에 대한 투자여건이 개선돼 가산금리도 하락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내년 하반기에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 금리 정상화(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며 "이 시기에 고정금리 신규 가입과 갈아타기가 성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jkim@fnnews.com 김홍재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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