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금융한류로 신시장 개척하자] (2) 우리은행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25 03:49

수정 2014.11.04 16:32

[금융한류로 신시장 개척하자] (2)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와 별개로 해외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인 가운데 올 하반기에도 신흥국 시장에서 현지은행의 인수합병(M&A)이나 지점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민영화를 앞뒀다고 해서 해외진출에 소홀할 수 없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임기 안에 해외자산 비중을 5% 수준에서 15%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흥국 영업벨트 완성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남미 브라질에 현지법인을 설립함으로써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브릭스(BRICs)의 영업벨트를 구축했다. 이 지역에는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생산시설이 있는 곳으로 기업금융이 강한 우리은행이 현지에 진출한 대기업과 협력업체에 대한 영업력을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개척하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인도네시아법인을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총 13개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오는 8월 중순에 동남아시아와 남미 지역에 개설할 지점 등이 확정될 것"이라며 "현지 은행의 M&A도 현재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민주화 운동 등으로 시장이 개방된 미얀마 등에도 이미 사무소를 개설했으며 태국과 캄보디아 지역에 추가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미얀마는 지난해 개설한 양곤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경우에는 지점과 현지법인 등을 설립하면서 현지 은행을 M&A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태국 금융당국이 국내은행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 태국은 한국계 은행이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현지 중앙은행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부 철수한 것에 대해 계속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

우리은행은 선진국 은행들이 문화적 친밀감을 이용한 현지화전략을 활용한 만큼 현재 동남아 지역의 한류열풍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이 중남미 시장에서 성공한 것은 문화적 친밀감을 이용해 선진적 금융 노하우를 그대로 재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 또 우리은행은 선진국에 진출해있는 법인 등에 대한 영업전략은 신흥국과 다르게 가져갈 전망이다. 미국, 영국, 홍콩 지역 등 선진시장 전략은 외화대출 등 여신을 늘리고 국내 기업의 자금 수요를 커버하는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지 M&A 매물 적극 발굴

우리은행은 현재 신흥국에서 M&A할 수 있는 매물들을 계속 관찰하고 있다. 그동안 지점 및 법인 신규 설립 전략에만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지점 개설과 함께 현지은행 인수전략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것.

지난해 주식매입 계약을 체결한 인도네시아의 사우다라은행도 이 같은 전략의 결과물이다. 사우다라은행은 1906년에 설립돼 2011년 말 총자산 5억5900만달러, 자기자본 5200만달러 규모로 인도네시아 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사우다라은행의 지분 33%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현지 당국의 허가만 받으면 지분을 최대 50%까지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이 국내 대기업 영업 등 기업금융에 장점이 많다면 사우다라은행은 현지 개인고객을 주력으로 공략하고 있어 두 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우다라 은행의 주식계약은 현지 당국이 연말까지 허가를 내줄 것으로 판단돼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 1992년 진출 이후 지난해 5월 말 총자산 5억6000만달러, 자본금 1억5000만달러로 성장한 상태다. 2011년에는 약 18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남미와 동남아의 현지은행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현지 당국의 규제 장벽이 높아지기 전에 하나라도 인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화전략 위한 전문가 발굴

우리은행은 지난 2001년 금융지주사 설립 당시부터 해외 현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연구회 등과 같은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까지 약 13회에 걸쳐 32개국 96명의 지역 전문가를 양성해왔다. 이 중 약 70%가 국외점포의 유관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선발인원 중 4명은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 국외점포로 발령받고 나가 있다.

지난해 말 현재로는 중국, 유럽, 동남아, 이슬람금융, 일본 등 5개 지역연구회로 나눠 총 393명이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6개월 동안 선발인원에 대해 국외 어학연수와 시장조사를 시킬 계획이다.

인원은 20명 내외로 이미 3~6월에 선발했으며 이달부터 해외로 파견한 상태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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