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번번이 퇴짜’ 6~7등급자에도 신용대출 길 열려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31 16:58

수정 2014.10.31 19:30

‘번번이 퇴짜’ 6~7등급자에도 신용대출 길 열려

그동안 은행 대출심사에서 거절당했던 신용등급 6~7등급 등 일부 저신용자(서브프라임)도 8~9%대 일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은행들이 저신용자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하면서 저신용자 중에서도 성실상환자 또는 연체율이 높지 않은 계층을 대상으로 일반 신용대출 고객으로 분류해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반대로 8~9등급 저신용자는 대출심사를 강화해 연체율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10월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신용등급 6~7등급 고객에 대한 일반 신용대출 심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자동으로 대출 승인할 수 있게끔 신용평가를 변경했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개인신용평가 회사의 저신용자 자료를 반영해 신용등급 6~7등급 중 성실상환자 등을 추려내 일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6~7등급이라면 은행 대출이 항상 거절돼 왔던 계층이지만 최근 저신용자 신용평가 자료를 반영하면서 일반 신용대출 8~9%대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며 "새희망홀씨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데다 신용등급 8~9등급 계층과 금리를 차별화함으로써 일반 고객군을 더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도 신용카드 등을 발급할 수 있어 저신용자 고객군이 전체 은행의 25%를 차지했지만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카드 발급이 금지되면서 저신용자 고객 분포가 13% 이하로 떨어졌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따라서 개인신용평가회사들의 자료를 받아 전체 신용등급 중 중간계층인 6~7등급을 세분화해 대출을 취급하면서 이들을 일반고객군으로 편입한다면 은행들이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상품도 금리체계를 확대한 후 조만간 신용등급 6~7등급에 맞춘 신용대출 상품도 개발하겠다는 은행도 일부 있다"며 "그동안 자료가 부족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거절했던 신용등급 6~7등급 계층이 새로운 시장 타깃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별도의 저신용자 신용평가 모형을 구축한 신한은행도 연말까지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평가를 모니터링한 후 우량고객, 즉 일반고객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계층과 서민금융 상품을 취급해야 할 계층으로 나눌 방침이다.

외환·광주·경남은행은 저신용자 신용평가 모형을 별도로 개발하는 대신 금리체계를 개선하기로 했지만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광주·경남은행은 현재 내부 협의 중이다. 국민·하나·농협·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올해 말까지 저신용자 신용평가 모형을 완료하기로 했지만 내년 초로 넘길 계획이다.


그러나 은행마다 연체율이 높은 신용등급 계층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별도로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저신용자 8~9등급 중 연체율이 높은 계층도 신용평가를 세분화, 더욱 정밀한 대출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새희망홀씨의 연체율이 지난 6월 말 2.9%로 계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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