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현장르포] 파주신도시 한라비발디 청약자 ‘밀물’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9.21 20:50

수정 2014.11.05 11:54


"경기 이천에서 왔는데요.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요. 먼저 입장하면 안될까요?"

"다른 분들 다 기다리는데, 안 됩니다. 번호표 받고 순서대로 기다리세요."

21일 11시30분께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공급되는 한라비발디 견본주택 입구는 청약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 번호표를 들고 햇볕을 가리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어림잡아도 300명은 돼 보인다.

기자가 도우미에게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고 묻자 순서를 기다리던 한 주부는 "번호표를 받고 1시간30분 기다리니까 여기까지 왔다"고 대신 대답했다.

■분양 대박조짐

파주 한라비발디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순위 청약일인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1200여개의 청약 접수를 받아 이미 분양 가구 수인 937가구를 넘었다.
현장에선 오후 4시30분까지 번호표를 나눠주고 저녁 늦게까지 청약 접수를 받았다.

임완근 한라건설 개발사업부 차장은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 한라비발디 대박은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것이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건교부조차 공식적으로 '한라비발디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분양가 수준이 높게 책정됐다"고 밝힐 정도였기 때문. 실제로 정부는 내년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공급될 아파트의 분양가를 한라비발디보다 평당 200만원 싼 평당 1100만원 선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였다. 노골적으로 한라비발디 분양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다름없었던 셈. 그럼에도 한라비발디의 분양 성공은 정부가 신뢰를 잃은 증거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 신뢰 상실이 원인"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판교 때도 분양을 세 번이나 연기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분양가가 엄청나게 올랐었다"면서 "정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 것이 한라비발디 성공의 원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 정부가 공영개발을 한다고 해도 채권입찰제, 원가 연동제 등을 적용하면서 평당1100만원으로 분양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라는 것.

또 파주 운정신도시의 경우 문화재 발견으로 사업이 연기되면서 건설사들의 금융비용이 증가해 분양가를 낮추기 힘들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경기 일산이나 서울지역 소비자들이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 상황을 지켜보고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산, 서울 뉴타운, 판교 등의 가격 형성을 보면서 파주 운정지구를 주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향후 분양될 물량은 원가연동제 등이 적용돼 5∼10년 간 전매가 불가능한 반면 한라비발디의 경우 입주 후 바로 매매가 가능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