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현장취재] 숨고르기 들어간 주택시장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12 16:55

수정 2014.11.04 19:34



“지난주부터 매수 문의가 확 줄었어요. 집값이 워낙 많이 오르다 보니 매수세가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정부 대책 발표를 보고 움직이겠다는 수요도 많아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예요. 하지만 호가는 여전히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2일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전하는 분위기다. 숨고르기가 확연하다는 것이다. 일선의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값 오름폭이 다소 줄어들고 추격 매수세가 잠잠해지면서 정부 발표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띠면서 요지부동이다. 매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실정이며 당연히 거래는 올스톱된 상태다.
‘거래 가뭄’에 따른 중개업소의 경영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주택시장 ‘숨고르기’에 들어가

추석 이후 주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주택시장이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분위기로 돌아섰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집값이 폭등할 때는 앉아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상담이 줄을 이었고 시세와 정보를 알려주는 회사 홈페이지까지 부하가 걸려 조회에 상당히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인상 등 수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항까지 부동산대책으로 거론되면서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일선 중개업소에도 쏟아지던 전화 문의와 고객 발걸음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D공인 관계자는 “거래는 없어도 전화 문의는 많았는데 정부가 종합적인 부동산 발표를 이번주에 한다고 하니깐 일단 ‘지켜보고 나중에 결정하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분당 등 신도시 개발호재 지역도 매수문의가 줄면서 다소 한산한 모습이다.

■호가는 여전히 강세기조 유지

매수세는 일단 꺾였지만 호가 강세는 여전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11월5∼11일) 서울시내 아파트 상승률은 1.26%로 전주의 상승률(1.11%)보다 높았다. 경기지역도 1.25% 올라 전주(1.26%)와 비슷했다.

일선 중개업소에서 전하는 분위기도 비슷하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극동아파트 53평형은 1주일새 1억원가량 올라 11억∼13억원선이며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작아파트 38평형은 1주일새 1억5000만원가량 상승해 11억∼12억원선이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57평형도 1억원 정도 올라 15억∼18억원선에서 시세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성동구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지만 나올 경우에는 종전 거래된 가격보다 최소 10%는 비싼 가격에 나온다”고 말했으며 양천구의 중개업소 관계자도 “급매물 위주로 1∼2개씩 나오면 거래가 되곤 했는데 요즘은 급매물조차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개업소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각

거래가 없다보니 자연히 일선 중개업소도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일부 업소는 연말을 넘기기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도 분당 서현역 인근 L공인 관계자는 “매도 호가가 초강세지만 매물은 나오지가 않았다”면서 “이달들어 전월세를 포함한 분당 전체 거래건수가 1000여건도 못미치는데 중개업소만도 1000여개가 넘으니 한 건 거래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 Y부동산 대표는 “이번주에 정부 정책이 발표된 이후 추가 매수세에 기대를 하고 있다. 매수세와 거래가 살아나면 영업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기대대로 될지 두고봐야 할 일”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강남구의 타워팰리스 주변에는 아직 폐업하는 곳은 없지만 경영난으로 주인이 바뀌는 ‘손바뀜’이 한창이다. 한달에 500만∼600만원에 달하는 임대료가 부담스러워 중개업소를 내놓으면 자금력이 막강한 중개업소가 인수, 체인화하고 있다.
아파트 시세가 양극화되는 것처럼 중개업소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설부동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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