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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부동산대책…그후] ①버블세븐 ‘불안한 소강’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11.16 17:42

수정 2014.11.04 19:25



'11·15 부동산 안정대책, 정부의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정부가 뛰는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또다시 내놓은 11·15대책이 곳곳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의도한 대로 세부 대책들이 실행되고 나아가 집값 안정의 근원적인 처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집값 문제의 핵심지역인 서울 강남권 대책이 빠져 불안의 '불씨'가 그대로 남아있다. 여기에 수도권 신도시의 아파트 조기공급에 따른 광역교통시설 건설, 분양가 인하를 위한 기반시설설치비 분담에 따른 지자체의 반발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본지는 11·15대책의 허와 실을 집중 조명하고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한 해법을 짚어보기 위해 총 6회에 걸쳐 기획시리즈를 진행한다.

정부가 부동산 폭등을 잡기 위해 내놓은 11·15대책에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강남과 버블세븐 지역 대책이 빠져 있어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늘 강남을 시작으로 양천구 목동 등 버블세븐으로 확대되면서 수도권 전역으로 전파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번 정부 대책에서 강남권 대책이 제외된 것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강남발 가격 상승 예고

전문가들은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인 소강상태에 머물다가 강남권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서울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을 노리는 수요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하다가 적절한 상황이 되면 다시 매수에 나설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수요는 많은 반면 공급이 없기 때문에 이 지역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토마토공인 김성일 사장은 “수요자들은 대부분 당분간 거래가 잠잠하더라도 내년이 되면 틀림없이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공급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강남의 이런 상승세는 곧 버블세븐으로 이어지고 주변으로 파급되면서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대출 규제 강화로 강남 주택에 대한 수요 억제 효과는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지만 여전히 공급에 비해 수요는 많다”고 강조했다.

■강남 주택난 해소책 시급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근원적인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이번 대책에서 빠진 강남권 등 서울지역 내 공급확대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수도권 신도시의 공급물량 확대만으로는 강남권 대체수요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이번에 정부가 강남권 및 버블세븐 지역 공급 계획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강남 등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 커졌다”면서 “신도시 공급 대책처럼 강남권에 맞춘 공급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집값 잡기는 요원하다”고 진단했다. 김사장은 “강남 공급 대책으로 재개발 재건축 외에도 가용 택지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당장 재건축 규제를 풀기 어렵다면 “내년 신도시 계획에서 강남 고급 수요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강남 대체신도시 조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더불어 공급확대책과 병행해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함팀장은 “시장에 매물이 나와야 하는데 양도세 때문에 못 내놓는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양도세 완화가 힘들다면 장기보유 특별 공제 등을 통해 실수요자들에게는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 발표 후 강남권 주택시장 관망세

11·15대책 발표를 전후해 강남권 주택시장은 그동안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난주부터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정국면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강남구 도곡동 L공인 관계자는 “도곡렉슬 아파트의 경우 입주한 지 얼마 안됐는데다 동부센트레빌을 포함한 아파트들은 50평 이상 대형 평형 호가가 최근 평당 6000만원까지 올라 전세 이외에 잘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팀장은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은 지금부터 한 달을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이 움직이고 난 한 달 뒤면 강남 경기 분당 등의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박일한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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