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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한파’ 대형 건설사업 직격탄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28 20:43

수정 2014.11.05 12:48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권까지 타격하면서 국내 건설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융권이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에 대한 심사를 사실상 중단하면서 대규모 금융자금이 수반되는 공모형 PF사업과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이 줄줄이 좌초되거나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택개발사업의 경우 금융권에서 아예 PF 사업을 중단하면서 건설업체마다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지를 대거 처분하는 등 이에 따른 파장도 커지고 있다.

■은행권 공모형PF사업 속속 발빼려는 조짐

2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 상암동 DMC랜드마크 빌딩 사업은 금융약정을 위한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은 DMC랜드마크 빌딩이 사업 구상때 공사비가 너무 적게 책정돼 추가 부담이 필요한데다 임대수요도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A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금융권에서 서울 곳곳에 오피스타운이 들어서고 있어 입주 수요가 예상보다 많지 않은데다 건축자재비도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공사비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금융권에서 최근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본 결과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상암동 DMC랜드마크 빌딩의 건축비는 3.3㎡당 950만원으로 책정해 사업성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DMC랜드마크 빌딩이 높이 640m, 133층 규모의 초고층건물로 지어지는 데다 자재값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오른 것을 감안하면 공사비를 너무 적게 책정한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건립을 추진중인 제2롯데월드의 공사단가가 3.3㎡당 1200만원임을 감안하면 추가공사비가 최소 1000억원 이상은 더 들어갈 것으로 건설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대해 DMC랜드마크빌딩 건설사업 주간회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3.3㎡당 950만원으로 책정됐지만 금융권과 맺은 에스컬레이트 조항에따라 향후 3.3㎡당 1100만원까지 올릴 수 있다"며 "사업성 여부에 대해서는 금융권과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은행권 PF담당 관계자는 "공모형 PF 사업 규모가 수조원에 이르는 대부분 오피스타운이나 상업시설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공급과잉에 따른 사업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참여하고 있는 사업의 수익성이 깨졌다는 판단이 서면 금융권에서도 (발을 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사업참여때보다 사업성이 하락한 일부 사업장의 경우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금융사가 빠져나오려는 조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주택사업장은 매각 위기 처해

금융권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는 공모형PF사업과 달리 제2금융권과 저축은행의 고금리 대출로 사업을 추진중인 대규모 주택사업장은 더욱 심각하다. 은행권에서 PF자금 대출을 아예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곳곳에서 대규모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건설사의 사업장이 대거 매물로 나오고 있다. 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장은 중견건설과 대형건설사를 가리지 않고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최근 "빅5내에 드는 대형건설사도 PF자금을 두자릿수 금리로 조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대출을 하기 전에 해당 산업과 기업의 상태를 보고 결정을 한다"면서 "주택시장에 미분양이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업은 사실상 대출이 힘든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구나 건설사들의 부도위험이 높아진 상태인데 대출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모형PF사업 원금보장해달라"

최근 금융권이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모형PF사업에 대해 사업성 불투명을 이유로 원금보전 약정이나 금리를 대폭 올리고 있다.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최근들어 무리한 요구를 많이 하면서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PF사업이 줄줄이 삐걱거리고 있다"면서 "대출 금리가 2년 전보다 최소 3%포인트 이상 오른 데다 최근 들어서는 원금보전 요구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권에서는 돈줄을 죄고 있는 우리가 없으면 사업이 안되니까 요구를 들어주든지 아니면 사업을 접으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고금리 외에도 이같은 원금보장 리스크까지 떠안고 과연 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사진설명=상암동 DMC랜드마크빌딩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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