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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클릭] ‘부동산 전망’ 바로보기/박일한기자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14 17:44

수정 2008.12.14 17:44



지난해 이맘 때쯤의 일이다. 파이낸셜뉴스는 건설업체 임원과 교수, 연구원, 컨설턴트 등 각계의 부동산 전문가 41명을 상대로 ‘2008년 부동산 전망 전문가 설문’을 실시했다. 결과는 올해 집값이 내린다는 응답자는 단 2명에 불과했다. 절대다수(30명)가 오른다고 답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보합세를 띨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분양 증가 등 분양시장 침체 상황도 7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해 안에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에 이런 ‘장밋빛 전망’이 무리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당시 설문조사를 담당한 기자는 이런 내용을 요약해 ‘2008년 집값, 지방 제외 상승’이라는 제목을 붙여 기사를 출고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요약해 정리한 것에 불과했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오보’를 낸 셈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연간 집값은 2000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미분양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새해 경제 예측의 계절’이 됐다. 언론사나 각종 연구소 등에서 경쟁적으로 여러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전반적인 진단은 비슷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이런 경기 진단과 맥을 같이 한다. 대내외적인 변수로 매수세가 꽁꽁 얼어붙을 전망이므로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내외적인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 중에는 향후 4∼5년 집값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일부에선 반등은커녕 ‘대폭락’ 우려도 제기한다.

부동산 ‘대세하락’ 전망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상황이 정말 그렇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말 대부분 전문가들이 올해 집값이 상승한다고 잘못된 전망을 내놨던 것처럼 내년 말 다시 따져봤을 때 요즘 쏟아지고 있는 어두운 전망들이 큰 판단 착오로 결론날 수도 있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각종 규제완화 조치와 본격적인 금리 인하 효과, 그리고 올해보다 20% 가까이 줄어드는 입주물량 등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조금씩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제위기 극복 공조 움직임으로 시장 상황이 다소 회복되면 집값은 다시 뛸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지금 같은 혼란기엔 미국 뉴욕 최대 부동산 회사인 ‘프루덴셜 더글러스 엘리먼’의 도로시 허먼 사장의 말을 기억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동산을 사는데 나쁜 시기란 결코 없다. 시절이 좋으면 사람들은 놓친 물건에 대해 불평한다.
시절이 나쁘면 사람들은 향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고가에 살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변하지 않는 단 하나는 변화 자체다.


시장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느냐에 따라 내년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회의 시간이 될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악몽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jumpcu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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