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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50층 아파트’..대형호재에 강남권 들썩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19 18:16

수정 2009.01.19 18:16



서울시가 한강변 재건축 추진단지에 대해 최고 50층까지 재건축을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한강공공성 회복’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여의도와 압구정, 잠실동 일대 주택시장에 희색이 감돌고 있다.

특히 잠실동 등 강남권의 경우 투기규제 완화 예고와 제2롯데월드 신축 추진 등의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부터 급매물이 하나둘씩 소화되고 호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또 하나의 대형 호재로 작용해 주택시장 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와 시장의 목소리다.

하지만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과다한 기부채납과 소형 아파트 건설의무비율 유지 등 각종 규제가 병존,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압구정·잠실일대 기대감 고조

서울 강남구 압구정 옛 현대아파트 3차 109㎡는 현재 가격이 11억∼12억5000만원 선으로 지난해 고점(16억∼18억원) 대비 6억원 가까이 빠진 상태다. 하지만 서울시의 이날 발표 후 오후부터 인근 중개업소에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옛 현대아파트 인근의 A공인 관계자는 “시장이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다시 상승세로 이어질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오후에 걸려오는 전화 5통 중 2통 정도는 층고완화 내용을 알고 문의하는 손님”이라고 귀띔했다.


송파구 신천동과 잠실동의 중개업소들도 이번 호재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신천동과 잠실동에는 장미 1∼3차 아파트와 주공5단지가 각각 재건축 대상으로 입주민들이 추진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현재 장미 1차 109㎡가 7억∼7억5000만원에 급매물이 최근 거래된 상황에서 이번 서울시의 대책이 호재로 작용해 가격이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대책 발표를 계기로 사업추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압구정동과 잠실 인근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들은 이번 발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그러나 실물경제가 침체된 상태이기 때문에 국지적으로 저점에 매수하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의무비율 등 과제 산적

그러나 일부 재건축단지들은 소형의무비율 등의 적용을 받고 있어 서울시의 재건축규제 완화 수혜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1차 아파트의 경우 소형의무비율에 따른 주택형 배정 문제가 불거져 조합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신1차 아파트 인근 T공인 관계자는 “층고완화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소형의무비율이 걸림돌로 작용해 재건축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잠실과 압구정 등 일부 지역들은 급매물이 빠지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재건축 층고 완화 등 서울시의 이번 대책은 중장기적으로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소형의무비율과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가 아직도 많아 서울시의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로 수혜단지를 중심으로 가격불안이 생길 경우 정부의 강남3구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한강변은 조망권이 프리미엄의 대부분을 차지하므로 장기적으로 여의도, 압구정, 잠실 등은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투기 우려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 여부를 결정짓는데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층고를 완화해 한강변을 재정비한다는 방향은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면서 “이후 투기 조짐이 있는지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완화 발표도 현재 부동산시장에 큰 효과를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이번 발표가 시장을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의도 시범단지 인근 C공인 관계자는 “현재 자녀 유학비용이나 교육비용 지출, 증시 하락에 따른 자산손실 등 대외적인 불안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가 해당 지역 아파트값을 크게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사진설명=서울시가 시내 한강변 재건축 단지의 층고제한을 확 풀어 초고층 단지 개발을 허용키로 함에 따라 수혜지역인 영등포구 여의도동, 강남구 압구정동, 송파구 잠실동 등지의 주택시장에 가격상승 기대감이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재건축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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