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혼돈의 부동산시장과 富테크] <4> 전문가 진단(상)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0 17:35

수정 2009.05.20 17:35



부동산 시장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혼돈 속에 빠져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거래는 감소하고 집값은 국지적·일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에 후행하는 부동산 시장은 주식만큼 변동성이 커졌다. 경제 상황과 규제완화 등에 따라 어디로 튈지 모를 만큼 들쭉날쭉한다. 혼돈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진단과 수요자들의 중장기적 대응 방안을 다섯명의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국지적·일시적 부동산 시장상황 대세

―부동산 시장이 혼돈 속으로 빠졌다.
부동산 시장의 혼란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이하 박소장)=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은 실물경기와 상관없이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만 움직이는 형국이다. 따라서 서울 강남권 등 유망 지역은 투자자가 나서고 있기 때문에 실물경기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다른 지역은 실물경기가 살아야 비로소 움직일 것이다. 실물경기에 후행하는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이런 시차는 더욱 벌어져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메리츠증권 강민석 수석연구원(이하 강연구원)=앞으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때는 모든 시장이 한꺼번에 오르고 한꺼번에 떨어진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강남권이 올랐다고 다른 버블세븐지역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젠 지역별로 각각 따져봐야 한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는 한 유망지역, 유망 아이템으로 ‘쏠림현상’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일단 국지적 등락…중장기적으론 완만한 하락

―중장기적으로 집값은 어떻게 보나. 경기 회복 전망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동산 시장의 대세는 어떻게 봐야 하나. 이명박 정부가 끝나는 시점과 10년 후 부동산을 예측하면.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이하 김소장)=전 고점을 돌파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수도권 집값은 이미 소득 허용치를 넘었다. 집값이 연봉의 10∼20배나 되는데 이 비율이 무한정 올라갈 수는 없다. 국지적으로는 등락이 있을 것이다. 지난 2월 통계청에서 인구구조를 발표했는데 주택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계층인 35∼54세 연령대가 최고점에 이르는 시점이 2010년이다. 그 이후 완만하게 감소한다. 주택 수요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경기가 심각한 위기를 맞지 않는 한 급작스러운 폭락 위험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씨티은행 조성곤 전략영업센터장(이하 조센터장)=출산율이 떨어져 고령화되는 것은 맞는데 2016년까지 인구는 줄지 않는다. 그때까지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인 등락은 계속되겠지만 대세는 하락할 것으론 보지 않는다.

▲서일대학교 이재국 교수(이하 이교수)=이명박 정부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세금과 금리정책 등 모든 규제완화 대책을 통해 시장을 살리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한 경기가 다소 침체되더라도 대세하락으로 가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강남권 등 유망지역은 국지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장기적으로는 서울 도심 뉴타운 조성이 완료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2016년 이후부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는 공감한다.

■2기신도시 활성화 어려울 수도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면 현재 조성되고 있는 수도권 외곽의 2기신도시는 어떻게 될까.

▲김 소장=자족기능이 잘 갖춰지는 일부 신도시만 빼고 모두 집값 상승이 쉽지 않다고 본다. MB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보금자리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한 후 2기신도시 전망은 더욱 악화됐다. 입지도 좋고 가격도 싼 주택을 서울에서 20㎞ 정도 거리의 그린벨트에 공급한다는 데 서울에서 50∼60㎞ 떨어진 곳까지 가서 살겠나. 이들 지역에서 주택이 본격적으로 공급되는 2010년 이후엔 인구통계로 봤을 때 주택 수요도 줄어드는 시기다. 2기신도시 중 일부는 공급 시기가 계속 늦춰지면서 개발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본다.

▲박 소장=비슷한 생각이다. 10년 정도 이후를 내다보는 차원에서 2기신도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송도국제도시나 청라지구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관련 지역은 당초 구상대로 사업이 추진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도심 쏠림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본다.


▲강 연구원=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기본적인 수요는 있다고 본다.
집값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나름대로 해당 지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들어가 살 정도의 수요는 있을 것이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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