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혼돈의 부동산시장과 富테크] <4> 전문가진단(하)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1 17:11

수정 2009.05.21 17:11



부동산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앞서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하고 투자 때도 과거처럼 높은 시세차익을 바라는 것은 금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에 대해서도 시장에 반하는 종전 규제의 완화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세차익 노린 무리한 대출은 위험

―지금 당장 집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강민석 연구원=무리해서 살 필요는 없다. 당분간 급등락이 반복되는 지역은 있겠지만 상승세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다. 과거엔 주택 10채 가운데 8채가 오르는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10채 중 3채만 오르는 시장이 될 것이다. 오르는 집을 살 확률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제 한꺼번에 모든 지역이 동반상승하는 시대는 지났다.

△조성곤 센터장=유망한 매물이 나왔다고 해도 대출이자가 자기 소득의 30%를 넘을 정도로 무리하게 융자를 받아 부동산을 매입하면 위험하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와 주요 재건축 아파트 등은 가격 상승 잠재력이 크므로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

△박원갑 소장=자산 재테크 방법을 선택할 때 부동산을 포기하고 주식으로 가라는 조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은 자산시장이 장기 불황을 맞고 있지만 부동산보다 주가가 더 떨어졌다. 부동산 재테크 기회가 과거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버블세븐 지역 등 고점 대비 20∼30% 떨어진 급매물을 사둔다면 큰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다.

△이재국 교수=과거처럼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크게 증식한다는 사고는 버려야 한다. 내 집 장만과 거주에 초점을 두고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투자타이밍도 자신의 상황에 맞춰 정하는 게 좋다.

■부동산 시장 흐름 제대로 파악해야

―내 집 마련 실수요자와 부동산 투자자들의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

△김 소장=최근의 부동산 시장 상황은 국지적·일시적이다. 그만큼 변동성이 커졌다.

따라서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능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과거처럼 무작정 사놓고 기다린다고 큰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자기 자산이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을 가지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짧은 시간에 사고 팔 수 있는 노하우를 익혀야 한다.

△조 센터장=부동산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방법은 앞으로도 유효하다.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다. 가격이 비싼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이를 처분해 매달 꼬박꼬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부동산유동화 상품의 수익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박 소장=실수요자든 ,투자자든 주택구입 목적 중 ‘자본수익’은 필수다. 아파트가 전체 주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향후 60%를 넘을 상황이란 점에서 더욱 그렇다. 10년 이상 길게 보면 주거문화가 조금씩 변화할 수도 있지만 당분간은 아니다. 저금리시대일 수록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저렴한 급매물을 적극 매입해 적당한 시기에 팔아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정부, 규제완화 기조 유지 필요

―MB정부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동산 정책은.

△박 소장=정부는 그동안 풀어온 규제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투기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최근 일부지역의 시장 과열분위기를 놓고 정부가 다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기 투기성 자금을 막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책의 일관성은 필요하다. 시장에 냉·온탕식 처방으로 비춰져선 곤란하다.
시장에서 예측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 기조는 유지해야 한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