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 시장 흔드는 뉴타운 출구전략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2.19 17:23

수정 2012.02.19 17:23

 서울시가 최근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하면서 뉴타운지역 내 소형 지분과 대형 지분, 뉴타운과 뉴타운 주변지역 간 부동산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뉴타운 출구전략은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곳에서 일정 비율의 주민 동의가 있으면 구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건물 신축제한이 풀려 이들 지역에서도 자유롭게 건축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16일부터 서울 시내 재정비촉진지구 내 주거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

 이에 따라 재정비촉진지구 내에서도 무주택 여부, 사용수익 여부, 거주 여부 등의 조건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토지를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대형지분·소형지분 몸값 역전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에 따라 앞으로 뉴타운에서 해제되는 지역에서는 소형 지분과 대형 지분 간 몸값이 역전될 전망이다. 그동안 지분면적 20㎡ 안팎의 소형 지분은 상대적으로 면적이 큰 지분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비싸게 시세가 형성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사장은 "뉴타운 사업은 지분 크기나 감정가와 무관하게 지분 하나당 주택 한 채만 배정되기 때문에 그동안 소형 지분일수록 단위면적당 가격이 비쌌다"며 "뉴타운 지역에서 해제되면 대형 지분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지만 소형 지분은 너무 작아 쓸모없는 땅으로 전락, 지분 값도 곤두박질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 사장은 "이에 따라 소형 지분을 보유한 사람은 헐값에 팔고 나올 수밖에 없어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 2006년 이전에 뉴타운 투자 바람이 불면서 대출을 끼고 투자한 사람들은 뉴타운에서 해제되면 투자 손실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내에서 소형 지분인 26㎡의 경우 3억원(3.3㎡당 3750만원)의 시세가 형성된 반면 비교적 큰 지분인 66㎡는 4억원(3.3㎡당 2000만원)으로 절반 수준의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타운 주변, 땅값 나락으로

 또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뉴타운 구역 지정이 해제되면 뉴타운 인근 지역 땅값도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그동안 뉴타운 주변지역은 뉴타운 구역 내에서 신축행위가 금지되면서 향후 개발이익을 향유할 수 있고 신축도 자유롭다는 장점으로 땅값이 줄곧 상승세를 탔다.

 전 사장은 "최근 도시형생활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뉴타운 인근에 위치한 자투리 땅은 몸값이 엄청나게 비쌌다"며 "그러나 이제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뉴타운이 대거 해제되고 이곳에서도 신축이 가능해짐에 따라 뉴타운 주변지역 땅은 희소성을 잃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타운 출구전략, 난개발 시작

 한편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인해 서울 도심이 본격적인 난개발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 도심에 위치한 뉴타운이 대거 해제되면 광범위한 도시계획에 따른 개발이 불가능해지고 자투리 땅이 도시형생활주택 등으로 난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도시형생활주택 신축 붐이 불고 있는 데다 관련 법규도 계속 완화되고 있는 반면 이를 규제할 장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 사장은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구역 지정 해제가 유력한 서울 종로구 창신뉴타운의 경우 원룸 수요가 엄청난 곳인데도 뉴타운으로 묶여 대형 지분을 보유한 사람들이 아무런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며 "이곳이 구역해제된다면 도시형생활주택이 엄청나게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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