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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회복 불씨는 지폈는데..“실수요자 장벽 낮춰야”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4 16:48

수정 2013.03.24 16:48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두달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장회복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기에 거래증가는 매물소화로 낙폭을 제한하기 때문에 길게 보면 시장회복의 시작점이 된다. 지난주 정부조직법 타결 등으로 새정부가 조만간 제모습을 갖추면 본격적으로 경기부양에 시동을 걸 전망이고 취득세감면도 오는 6월까지 연장돼 올해 1월을 바닥으로 상반기까지 거래 증가세가 확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6월 이후 거래절벽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취득세 감면기간을 1년 이상으로 연장하고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는 취득세와 금리를 모두 낮춰주는 등 실수요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현실적인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거래증가 뚜렷

2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367건으로 지난달 2756건에 비해 22.1% 증가했다. 취득세 감면종료로 전달 대비 거래량이 6분 1로 줄어든 올해 1월 1181건과 비교하면 약 3배 규모다.
더구나 이달말까지 1주일 가량 기간이 남은데다 지난주 취득세감면연장이 확정돼 4000건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29건을 감안하면 올해 처음으로 전년 동기 거래량을 웃돌 수도 있다.

최근 거래증가는 재건축 아파트 등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22일 기준 3월 서울아파트 매매가 등락율은 -0.16%로 1월 이후 3개월연속 하락세다. 반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1.03% 올라 두달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에도 서울 일반 아파트 매매가는 0.16% 하락한 반면 재건축아파트는 0.84% 올랐다.

실제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42.5㎡(3층)는 지난 1월 26일 6억5000만원에 매매된 이후 이달 1일 처음 거래됐는데 매매가격이 6억6900만원으로 두달 전보다 1900만원 올랐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40.0㎡(1층)도 오름세다. 올해 1월 4억5900만원에서 지난달 4억7000만∼4억8800만원으로 상승했고 이달 11일에는 4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1월 대비 4000만원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후속조치로 거래불씨 살려야

새정부의 경기부양과 규제완화 기대감이 저가매물위주의 거래증가를 견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3개월 남은 취득세감면 6개월 연장 등 한시적인 조치로는 거래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국민은행 박원갑 전문위원은 "주택거래 증가는 하우스푸어 퇴로를 열어줘 시장의 경착륙위기를 연착륙으로 유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3개월 후 거래절벽 우려로 또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실수요자인 생애최초주택 구입자에게는 취득세를 항구적으로 2%로 낮추고 대출금리도 인하하는 등 실수요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거래절벽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프랑스는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게 주택가격 20%에 대해 무이자대출을 해주고 있다"면서 "철저히 실수요자로 분류되는 수요층에게는 과감한 금리, 세제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팀장은 "취득세감면기간을 6개월로 연장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로 이미 3개월을 까먹었다"며 "1년 이상으로 연장하는 등 후속조치가 나와야 거래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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