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1층이라 싫다고요? 없어서 못 팔아요!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7.21 17:17

수정 2014.11.04 19:10

1층이라 싫다고요? 없어서 못 팔아요!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던 아파트 1층이 '없어 못 파는' 인기상품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다른 층에 비해 저렴한 데다 특화설계를 통해 서비스 면적까지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특화된 저층 설계를 잇달아 개발, 공급하면서 우수한 분양성적을 거두고 있고 저층은 매매가 힘들다는 고정관념이 무색할 만큼 전국 거래 아파트 10가구 중 4가구는 저층이다.

■특화설계로 청약경쟁률 '쑥쑥'

21일 건설.부동산업계와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최근 저층 아파트가 우수한 분양성적을 거두며 선전 중이다. 다른 층에 비해 분양가가 낮아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데다 복층이나 테라스하우스 등으로 특화시켜 희소성을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35대 1, 평균 11대 1의 청약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된 '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현재 모든 저층이 계약 완료됐다.
다른 층보다 분양가가 낮아 양도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전체 계약률 98%를 기록 중인 가운데 저층은 완판됐다"며 "전용면적 99㎡의 저층 가구는 총 9가구로, 모두 양도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빨리 팔렸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청약접수를 받은 '래미안 위례'는 1층을 작은 정원이 딸린 테라스 하우스로 특화시켜 큰 인기를 누렸다. 현재 테라스 하우스 24가구 모두 계약이 완료된 상황. 앞서 테라스 하우스는 평균 128.42대 1이라는 경쟁률을 보였으며 특히 전용 99㎡의 경우 최고 3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3월 효성이 분양한 '남구미 효성 해링턴 플레이스'도 1층에 지하멀티룸을 제공하는 특화평면을 제공하면서 5일 만에 계약 완료됐다.

지난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공급됐던 '힐링마크 금성백조 예미지'의 경우 저층을 복층형 테라스하우스로 설계한 결과, 1층 14가구 청약 경쟁률이 13.86대 1로 가장 높았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팀장은 "지금의 1~2층은 예전의 저층이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프라이버시 및 보안 등의 문제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지금은 건설사들이 계속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있는 가정을 중심으로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층 거래 안된다? "옛말!"

분양 시장뿐만 아니라 매매시장에서도 저층의 인기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기피층'으로 인식돼온 저층의 실제 거래가 다른 층에 비해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전국 아파트 중 5층 이하의 저층이 전체 거래량의 39%를 차지했다.
지방은 거래 아파트 중 40%가 5층 이하의 저층 아파트였으며 수도권은 35%가 5층 이하의 저층 거래였다. 저층의 경우 재고량이 많은 데다 고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중소형 면적 비중이 높아 거래가 더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선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저층은 사생활 침해 및 보안, 조망권 제한 등의 이유로 기피층으로 각인됐으나 실제 거래비중은 5층 이하의 아파트에서 가장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고량이나 중소형 선호 현상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저층 거래가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