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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부동산 사업 철수,업계 반응 ‘기대반 우려반’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3 17:06

수정 2013.08.13 17:06

부동산정보서비스 업계가 대형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부동산사업 철수 결정을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고사위기에 처한 업계가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자칫 또 다른 형태의 종속관계로 변질될 수도 있어서다. 지난 7일 네이버는 그동안 직접 중개업자에게 광고료를 받고 매물정보를 올리는 매물리스팅 사업을 중단하는 대신 부동산정보업체들의 매물정보를 유통하는 플랫폼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2009년 부동산정보사업에 뛰어든 후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관련업체들로서는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네이버에 지불해야할 입점료와 진성매물 검증비용, 콘텐츠 공유 범위, 수익배분 등 민감한 세부 내용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어 속단은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생존위기에 내몰린 업체들로서는 네이버가 입점비용 등을 올려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한다.
그만큼 업계에 미치는 네이버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실제 네이버가 부동산사업을 본격화한 지 3년 만에 일부 대형 부동산정보업체들이 매출감소를 견디다 못해 사업에서 손을 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자산규모 110억원(2012년 말 기준) 규모의 '스피드뱅크'가 올해 초 사이트운영을 중단하고 폐업신고했다. 2007년 100억원을 넘던 매출이 지난해에 9억8730만원을 기록해 5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주 수입원인 연간 회비 100만원 안팎의 '중개업소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맹업소(중개업소)들의 네이버 이탈 가속화로 붕괴직전까지 내몰려 결국 문을 닫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네이버가 부동산정보사업을 본격화한 지 1년 만인 2010년부터 매출이 30∼40%씩 급감했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8.6%나 줄었다. 한때 20억원에 달하던 순이익도 2011년과 지난해에 각각 32억원, 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경영난이 가중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부동산퍼스트'가 문을 닫았고, 현재 남아 있는 업체들도 대규모 구조조정 등을 통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네이버와 플랫폼 운영 비용 등에 대한 물밑 협의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에 따라 업계 향방도 좌우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기대심리도 높지만 아직 구체적인 세부방안이 나온 게 없어 불안감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의 플랫폼 입점비용을 클릭 또는 매물건수 등 어떤 기준으로 할지 논의된 바 없어 무리하게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며 "수익배분에서 허위매물을 가려내 진성매물만 올리는 검증비용과 시세, 단지, 분양 등 다양한 콘텐츠 공유방식 등에 대해서도 향후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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