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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비수기·재건축 이주.. 강남 전셋값 넉달새 1억 빠져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3 18:05

수정 2014.10.28 04:26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계절적 비수기 및 재건축 이주를 앞둔 단지 증가 등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최근 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세가격이 계절적 비수기 및 재건축 이주를 앞둔 단지 증가 등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전경.

"서울 잠실지역 아파트 시세를 리센츠가 주도하는 편인데 이 아파트(전용면적 84㎡) 전셋값이 4개월 만에 최대 1억원 떨어졌습니다. 비수기에다 학군수요까지 잠잠해져 최근에는 전세 찾는 손님을 찾기 어렵습니다."(서울 잠실동 88공인 대표)

한동안 치솟기만 하던 수도권 전셋값이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하락 반전했다. 지난주 수도권 전세시장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0.01%를 기록하며 8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 이 같은 경향은 특히 학군수요라는 변수에다 재건축 이주 단지가 많은 강남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 전셋값 안정세

23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부동산시장은 대부분 한산했다. 중개업소들은 비수기로 수요가 감소, 전셋값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한 목소리로 전했다.

잠실동 리센츠(84㎡) 전세가격은 지난해 말 7억6000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1억1000만원 빠진 6억50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76㎡)는 한달 새 3000여만원이 떨어졌다. 지난 3월 말 2억8000만~3억7000만원 선이었으나 현재 2억5000만~3억5000만원 선.

잠실동 88공인 김용태 대표는 "지난해 전셋값이 크게 오르다보니 그 수요가 매매로 이동, 전세수요가 줄어든 데다 2월 말 학군수요도 끝나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계절적 비수기에 2·26대책 발표로 매매, 전세, 월세 모두 올스톱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잠실동 유성공인 관계자도 "새 학기가 시작돼 학군수요가 주춤하면서 트리지움(84㎡) 전셋값이 올 초 대비 5000여만원 떨어져 6억~6억5000만원대에 거래 중"이라며 "3~5월은 비수기로, 새 학기 시작 전에는 6억5000만~7억원까지 올라가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주공이나 강동구 둔촌주공 등 재건축 이주를 앞둔 단지가 많다는 점도 전세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개포주공 인근 동명공인 대표는 "최근 한 달간 전셋값이 1000만원 빠졌다"고 전했다. 현재 35㎡가 8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41㎡가 1억원에서 8500만~9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개포동 현대공인 관계자도 "세입자들이 재건축 이주가 임박했다고 생각해 아무도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내년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둔촌주공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한주간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102㎡)와 2단지(82㎡) 전셋값이 1000만원씩 내려 각각 1억9000만~2억1000만원, 2억~2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미선 부동산써브 선임연구원은 "강동구 둔촌주공뿐 아니라 서초구 잠원동 한양아파트 등 이주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가 강남에 많다"며 "전세 세입자들이 '지금 들어가도 얼마 못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구하려 하지 않아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이주까지 겹쳐…

업계 전문가들도 비수기 등으로 지난 3월부터 서울 전세시장이 다소 안정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특히 분양시장에 수요자의 관심이 몰린다는 점에서 전세수요가 오히려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아무래도 비수기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3~5월은 전형적인 전세 비수기로 주춤한 게 일반적"이라며 "강남이나 양천 등은 앞서 새학기를 앞두고 많이 올랐으나 지금은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과 달리 강북 전셋값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북 전셋값이 저렴하다보니 전세수요가 꾸준히 강북으로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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