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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집값 하락’ 공식 사라져

이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7 17:10

수정 2011.01.17 17:10

금리가 오르면 집값은 어떻게 될까?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25%포인트 인상하자 향후 집값에 미칠 영향에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시중의 유동성이 줄고 이는 대표적인 실물자산인 부동산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이후에는 기준금리와 아파트가격의 상관관계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0년대 초 금리·아파트값 상반

파이낸셜뉴스가 17일 한국은행·국민은행 등의 자료를 토대로 기준금리와 아파트가격 변화 추이를 분석해본 결과, 2000년대 초반까지는 시중금리의 기준이 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전국의 아파트값은 반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상관관계가 거의 사라져 눈길을 끈다.

실제 2000년 한은이 한 해 동안 콜금리 목표치(현행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자 당시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1.4%로 거의 뛰지 않았다.
하지만 2001년 한은이 콜금리를 1.25%포인트 내리자 전국 아파트값은 14.5% 급등했다. 2002년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자 22.8%나 뛰었다. 2001∼2002년 2년 누적치로 보면 콜금리는 1.0%포인트 떨어졌고 이 기간 아파트값은 37.3% 올랐다.이는 금리인하와 더불어 외환위기 이후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이어 2003년에 콜금리를 0.5%포인트 내리자 아파트값은 9.6% 상승했고 2004년엔 금리를 0.5%포인트 낮췄으나 아파트값 변동률은 -0.6%를 보였다.

■2005년 이후 상관관계 사라져

그러나 2005년부터는 금리와 아파트값의 상관관계는 사라졌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콜금리는 누적치로 2.0%포인트 상승했으나 아파트값은 21.8% 폭등했다. 이때는 정부가 집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를 강화하던 시기다. 금리인상을 통해 시중자금을 거둬들이고 규제를 가해도 아파트값은 뛴 셈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금리인하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은은 2008년과 2009년에 기준금리를 각각 2.0%포인트, 1.0%포인트 내렸지만 전국의 아파트값은 각각 평균 2.3%, 1.6% 오르는 데 그쳤다. 당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아파트값은 하락한 셈이다.


이와 반대로 지난해에는 한은이 유동성 회수 및 물가안정 등을 위해 콜금리를 0.5%포인트 올렸지만 아파트값은 2009년(1.6%)보다 다소 높은 2.5%의 상승률을 보였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선임연구위원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거품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리와 집값 간 상관관계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선임연구위원은 “주요 변수를 제외하면 여전히 금리와 집값은 반대로 움직이는 역의 관계가 형성된다”며 “시장에 충격이 갈 정도로 금리 인상폭이 크면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victoria@fnnews.com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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