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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안된다” 강남권 중개업소 폐업 속출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9 16:50

수정 2011.06.09 16:50

"벌써 6월인데 올해 들어 3500가구의 대단지인 이곳에서 매매거래가 3건밖에 안됐으니 어떻게 버텨내겠습니까."(서울 송파구 신천동 D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문닫는 부동산중개업소가 속출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 장기화로 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중개업소의 잇단 폐업으로 매물이 넘치면서 점포 권리금도 급락하고 있다.

■강남권 중개업소 '눈물의 폐업' 속출

9일 강남권 구청에 따르면 강남구의 부동산중개업소는 지난해 말 2143곳에서 이달 현재 2057곳으로 86곳이 줄었다. 월평균 15곳 정도가 임대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송파구도 지난해 6월 1708곳에서 이달 현재는 1612곳으로 1년 새 96곳이 줄었고 서초구도 같은 기간 1392곳에서 1368곳으로 감소했다.


송파구 신천동 D공인 관계자는 "이곳 장미아파트가 3500가구의 대단지인데 올해 들어 거래 건수가 단 3건에 불과하다"면서 "재건축 시장이 침체되면서 송파구 일대 재건축 단지 주변 중개업소의 폐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T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워낙 안돼 대다수 중개업소에서 점포 임대료조차 감당하지 못해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하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권리금 뚝뚝…억대 권리금 '옛말'

송파구 잠실동 미성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는 11곳의 중개업소 간판이 걸려 있지만 이 가운데 3곳은 비어 있다. 이 단지 내 상가의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일 때 이 일대 중개업소 점포 권리금은 1억원을 웃돌았지만 지금은 2000만원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임대료를 부담하기도 벅찬데 상가 주인이 임대료를 올려달라고 해 걱정이 많다"면서 "결국 단지 내 상가에서 임대료가 조금이라도 싼 곳으로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일도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 중개업소의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같은 지역 내의 새 아파트 단지로 사무실을 이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S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 단지는 전·월세 거래라도 있어 그나마 나은 편"이라며 "잠실지역에서 재건축 단지 상가에 있는 중개업소들이 파크리오 등 새 아파트 단지로 옮기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새 아파트 단지의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다.
잠실동 M공인 관계자는 "인근 롯데수퍼타워 착공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시장은 미동도 없어 언제쯤 거래가 활성화될지 짐작도 못하겠다"면서 "사무실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실장(중개보조원) 없이 혼자 나와 있는데 문의전화 한 통 받지 못하고 한숨만 쉬다 집으로 돌아갈 때가 많다"고 한탄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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