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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정책’ 벼랑 끝 내몰리나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12 18:39

수정 2011.07.12 18:39

이명박 정부의 핵심 주택정책인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강동구 일대 3곳과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등의 5차 보금자리지구 후보지에 대한 지구지정을 놓고 현지 주민들의 보상 민원은 물론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종전까지만 해도 해당지역 주민들의 보상불만에 따른 반발은 있었지만 주변 지역 거주자들의 반발은 거의 없었다. 여기에 해당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까지 나서 지구지정 '반대'나 '보류'를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갈길 바쁜 보금자리지구 개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제는 이번 뿐이 아니라 향후 보금자리주택지구 추가지정 과정에서도 이 같은 민원이 더욱 증폭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지구지정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 반발 갈수록 거세져

12일 건설·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는 지난 11일 국토해양부에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에 대한 5차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보류를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과천시민들은 강동구청의 '철회요구'와 달리 '보류'를 요청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과천시민들로 구성된 한 인터넷 카페에는 "보류라니 무슨 보류, 완전 철회해야지. 보류한다고 안심시켜놓고 뒤통수 치려는 수작"이라며 "보금자리지구 개발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할 때까지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내용 등의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과천시청 홈페이지에도 '보금자리주택 시민의견란'에는 현재 460건의 글이 올라와 있으며 대부분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과천시청 관계자는 "주민의 반대가 거세 보류를 요청한 것"이라며 "주민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면서 주민대표, 시의회 등과 공청회, 토론회 등을 거쳐 합리적인 결론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관내 3곳의 보금자리지구개발 철회를 요청한 서울 강동구도 지구지정 철회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공식적인 철회요청을 계속할 것이지만 국토부는 강행한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국토부는 협의하는 게 아니라 통보하는 식으로 우리의 철회요청에 대해서도 응답이 없는 상황이며 현재는 어느 단계에서 논의되고 있는지 진행사항도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는 강동구의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해주는 중간자의 역할을 할 뿐"이라며 "강동구가 주민공람을 취소했을 때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공고를 시작한 것을 보면 결국엔 강행하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주민반대가 거세지만 결국 진행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국토부의 결정에 따라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4곳 개별 지정 여부 검토중"

국토부는 5차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위해 현재 관계기관 및 부처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의 지구지정 철회 또는 보류 요청에 대해 "지자체의 의견이나 주민 반대의견은 심의 과정에서 분명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보금자리지구지정에서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항상 있어왔으며 해당지역의 주민의견뿐 아니라 수도권 전체의 주택수급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보금자리주택특별법 규정에 따라 5차 보금자리지구 지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관계부처 등과의 협의가 완료되면 곧바로 지구지정을 할 계획"이라며 "처음에는 동시지정을 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에 따라 개별지정을 할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시 주민들은 지난 10일 보금자리지구지정 반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고 강동구 주민들도 오는 16일 궐기대회를 예고해 놓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기자

■사진설명=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둘러싸고 현지 및 주변지역 주민과 기초자치단체 등의 반대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위기를 맞고 있다.
5차 보금자리지구의 경우 후보지로 선정된 4곳 모두 지정철회 압력을 받고 있다. 5차 보금자리지구 후보지 중 한 곳인 경기 과천시 갈현·문현동 일대 과천지식정보타운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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