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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벗어날 수 있다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09 21:56

수정 2012.01.09 21:56

'하우스푸어'?.. 벗어날 수 있다

 자영업자 최모씨(49)는 얼마 전 부동산컨설팅업체를 찾아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48A㎡ 아파트를 전세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상담했다. 최씨는 2년 전 이 아파트를 5억원의 대출을 끼고 13억원에 매입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매달 300만원 넘게 이자를 부담했고 시세는 매입 당시보다 2억원 이상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인사업 매출은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는 지경이다.

 2년 전 퇴직한 김모씨(58)는 본인 소유의 경기 분당신도시 정자동 195㎡ 아파트를 자신이 전세로 사는 조건으로 지난해 말 9억원에 팔았다. 퇴직 후 일정한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로 매달 100만원 이상 꼬박꼬박 나가는 데다 집값 상승 기대감은 낮아지다보니 자가(自家)를 전세로 돌린 것이다.
현재 김씨는 전세보증금과 부채를 상환하고 남은 3억원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을 알아보고 있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거주하고 있는 본인 소유의 집을 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로 집값이 고점을 찍은 2∼3년 전 대출을 끼고 대형아파트를 매입한 '하우스푸어'들이다.

 소득이 줄거나, 퇴직 등으로 고정적인 소득이 불가능해지면서 하우스푸어로 버티느냐, 전세난민이 되느냐의 기로에 선 실수요자들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자가를 전세로 전환 활기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부동산재테크 상담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도 자가를 전세로 전환하려는 고객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신도시 정자동 김씨 사례의 경우 소득과 이자부담, 대출상환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보니 금융비용 부담이 적지않아 부채부터 상환하는 게 시급했다"며 "동시에 고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매입을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김연화 부동산팀장은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실거주 목적으로 레버리지를 이용해 대형아파트를 매입한 실수요자들이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등으로 한계에 직면하면서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당장 면적을 줄이는 다운사이징보다는 현재의 주거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전세를 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를 전세로 돌리기 위해서는 시세보다 크게 낮은 급매물로 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상담에 임하는 전문가들은 매우 신중해진다.

 ■대출상환능력 가장 중요

 상황에 따라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개인이 처한 환경과 소득 등 조건에 따라 처방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공통적으로 대출상환능력이 핵심이 된다.


 김 팀장은 "지역, 주거형태, 실거주여부, 집값상승 가능성 등 변수가 다양해 보통 3∼4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한다"며 "이자압박이 크면 작은 주택형으로 갈아타거나 전세로 돌릴 것을 권유할 수밖에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대출상환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조망권을 갖췄거나 서울 강남권 등 일정한 지역 및 입지에서 독점할 수 있는 권리의 희소성에 따라 환금성이 좌우됐지만 지금은 대기수요가 풍부한 대중성이 환금성을 결정짓는다"며 "자가를 전세로 돌릴 때도 방 3칸을 초과하는 대형은 급매물로 내놓아도 처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소득이 없거나 줄고 있다면 매매나 전세도 다운사이징해야 한다"며 "다만 자가를 전세로 전환한 경우 부채를 상환하고 남는 돈은 향후 내집마련에 대비해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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