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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 주변 시세보다 비싸 '외면'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1 17:22

수정 2012.03.11 17:22

보금자리 주변 시세보다 비싸 '외면'

주택시장 불황으로 '서민주택'이라는 보금자리주택이 매력을 잃고 있다. 일부 지구에서는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집값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보금자리주택 도입 취지마저 무색해지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보금자리주택이 대기수요 양산과 인근 집값을 끌어내리는 역효과를 내면서 경기 '구리갈매 보금자리주택' 등은 주변 아파트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보금자리주택은 역시 주변 집값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보금자리주택 의무거주기간과 거래제한 등 제약사항을 고려하면 메리트는 더 낮아져 실수요자들이 과거처럼 선호할지 의문이다. 당장 올해 본청약이 예정된 보금자리주택부터 포기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제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금자리 '주변보다 비싸네'

2년 전 사전예약을 실시한 '구리갈매 보금자리주택' 2420가구의 3.3㎡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005만원이다. 올해 말 나머지 607가구에 대한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분양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인근 별내지구에서 분양 중인 모아미래도(3.3㎡당 평균 1033만원), 한화꿈에그린(1055만원), 신안인스빌(1048만원) 분양가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보금자리지구에서 3㎞가량 떨어진 구리 인창동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가격메리트는 더 떨어진다. 현재 인창동의 동문굿모닝힐2차 111㎡는 3억2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3.3㎡당 시세가 97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는 2년 전 최고 3억6000만원으로 3.3㎡당 1100만원 수준이었으나 집값이 약세를 지속해 지금은 보금자리주택보다 더 저렴해졌다.

인근 아파트 시세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아졌다. 서울 '구로항동보금자리주택'은 지난 2010년 11월 본청약 당시 3.3㎡당 평균 996만원에 분양됐다. 하지만 이 역시 가격메리트가 크게 반감됐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항동 현대홈타운스위트 109㎡는 지난해 12월 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3.3㎡당 1060만원이다. 지난해 분양시장 '대어'로 높은 관심을 끈 서울 송파 위례신도시보금자리주택도 마찬가지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1230만원으로 현재는 인근 아파트시세와 같은 수준이 됐다. 인근 거여동 현대1차아파트 112㎡는 지난달 4억2000만원에 3.3㎡당 1235만원으로 단 5만원 차이다.

■대대적인 제도 손질 불가피

주택시장 침체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는 보금자리주택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저렴한 중저가에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게 보금자리주택의 가장 큰 장점인데 주변에서 더 싸거나 비슷한 가격에 더 쉬운 방법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으면 사전예약이나 본청약 포기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금자리주택 청약시스템을 개선하고 계약포기 물량은 임대 후 분양전환 물량 등으로 돌려야 한다"며 "특히 주택시장 호황기에 도입된 사전예약은 선분양(본청약)보다 1년가량 앞서 분양하는 제도로 주택수요가 위축된 현 시장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정부가 지원해야 할 대상을 정해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신혼부부, 장애인 등 특정 수요층이나 생활환경이 어려워 주거지원이 필요한 계층을 주요 공급대상으로 삼는 등 보금자리주택 방향에 대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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