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헤드헌팅업체 인재사냥] <상> ‘몸값 높이기’ 준비 이렇게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07 16:21

수정 2014.11.04 22:44



'1명의 핵심 인재가 1000명을 먹여살린다….'

핵심 인재가 기업의 최대 자산으로 평가되면서 헤드헌팅 업체들의 '인재 사냥'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핵심 인재 1명을 구하기 위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빌 정도로 인재 사냥에 주력한 인물이다. 이를 통해 GE를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올리면서 '인재경영'은 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러한 영향으로 헤드헌팅 업체들은 핵심 인재 발굴을 위해 '거침없는 인재 사냥'에 나서고 있으며 인재들은 스스로 '몸값'을 높이기 위해 헤드헌팅 업체 문을 노크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중역은 물론 일반 사원에 이르기까지 '5년 안에 몸값 10배 높이기'에 도전하면서 헤드헌팅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인력 스카우트 전선의 최일선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헤드헌터들이 겪고 있는 사례를 중심으로 국내 헤드헌팅 시장의 실상을 2부에 걸쳐 짚어본다.


한해 연봉 1억5000만원을 받는 사회경력 7년차 직장인인 A씨(34세). A씨의 첫 직장은 대기업의 기획실이었다. 그가 맡은 업무는 세계 주요 국가의 시장 동향에 관한 정보를 분석하는 것이었다. 그 분야에서 3년을 일한 A씨는 자신의 비전을 ‘국가별 리스크 분석 전문가’로 정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기 위해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정치학 석사학위를 딴다. 이후 신용분석기관을 거쳐 지금은 국내 한 금융기관에서 ‘컨트리 리스크 평가’ 업무를 맡고 있다. 대기업 7년차 연봉이 5000만원선임을 감안할 때 A씨는 경력 관리와 전문성 확보로 자신의 몸값을 3배로 키운 것이다.

A씨의 경력 관리와 이직 경로는 상당히 성공적인 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재빨리 자신의 비전을 설정했고 과감하게 자기계발에 시간과 자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단 두번의 이직으로 자신의 몸값을 3배가량 높이며 원하는 업무를 할 기회를 거머쥔 것이다.

실무자로서 성공적인 이직과 전직에는 요령이 있다. 그중 첫번째가 자신만의 비전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하라

이직과 전직의 기본 바탕은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자신이 가장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업무를 파악해야 한다. 헤드헌팅 기업인 엔터웨이의 유윤동 상무는 “자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하는 것이 이직의 첫번째 단계”라며 “자신의 목표가 높은 연봉인지, 안정된 직장인지, 성취감과 만족감인지에 따라 목표를 달리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나이도 주요한 고려 대상이다. 30대 중간관리자라면 자신의 경력을 더 쌓을 수 있는 이직을 고려해야 하고 40대를 넘어서게 되면 전직의 기회가 많지 않으므로 회사와 함께 오래갈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일자리 수요도 주요 변수다. 이직을 위해서는 현재 취업 시장에서 기업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력관리는 일관성있게

경력관리는 자신의 비전에 맞게 일관성을 지녀야 한다. 1∼2년의 단기간이 아닌 10년 후 자신이 어떤 지점에 있을지를 생각해 보고 그 방향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완전한 직업 전환이 아니라면, 방향성을 잃고 자신의 가치를 낮추기 십상이다.

목표 기업이나 직무를 정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의 이직이 그 다음 번 이직에서 지렛대 역할을 해줄 것인지, 걸림돌 역할을 할 것인지’를 스스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헤드헌터 등과 수시로 연락을 취해 경력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자신의 시장가치를 높여야 한다.

■특정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라

세번째는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되라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도 이력관리에 플러스 점수를 올려줄 수 있겠지만 깊이 없는 지식은 직급이 올라갈수록 한계를 드러낸다. 경력직을 뽑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무 전문성을 따지게 된다. 따라서 이론적, 실무적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상 업무 외에도 추가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스카우트의 설재돈 부사장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라면 기업들의 영입 1순위 후보로 선정됨에 부족함이 없다”며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하는 것도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고 충고한다. 전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컴퓨터 활용과 영어는 시작이다. 모 기업 인사담당자는 “필요하고 안 하고를 떠나 영어나 제2외국어, 컴퓨터 활용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뽑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이직의 마지막 관문, 평판 조회

직장 내에서의 평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근 채용시장에서는 최종단계에서 ‘평판 조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의 상사나 동료직원, 부하직원들의 개인에 대한 평가가 채용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직장내 스캔들이나 횡령, 복잡한 사생활 등이 평판 조회 과정에서 불거져 나와 채용이 결렬된 경우가 많다.
최근 이직을 위해 임원진 면접을 마치고 최종 합격 직전까지 갔던 직장인 B씨는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 동료로부터 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가 나와서 채용이 무산됐다”며 후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사진설명=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주요 조건으로는 명확한 비전 설정, 일관성 있는 경력 관리와 평판 관리 등이 꼽히고 있다.
기업의 한 팀장급 경력자가 이직을 위해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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