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中 가전·車 보조금 늘려.. 국내기업 “수출 찬스”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24 10:38

수정 2009.05.25 10:38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집행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지역은 중국이다. 중국은 가전제품을 사는 농촌인구에게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가전하향(家電下鄕)정책과 소형자동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들을 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나라 전자업체와 자동차업체는 이를 이용해 매출확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내수 살아나는 중국시장 쟁탈전

우선 LG전자는 자사의 액정표시장치(LCD) TV가 중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전하향’ 대상 제품으로 선정되자 고무된 표정이다. 53㎝(22인치), 66㎝(26인치), 81㎝(32인치), 93㎝(37인치) 등 총 4개 모델을 26개성의 업체(19개성, 3개자치구, 4개 직할시)에 공급하게 된다.


가전하향은 TV, 휴대폰,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구매한 농촌 주민들에게 13%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최근 중국 가전제품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정우성 LG전자 중국본부 영업총괄 상무는 “가전하향 정책에 참여하게 돼 중소도시 중심의 내륙지역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의 내수호전이 완연하자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와 손을 잡았다. 최근 삼성전자는 베스트바이와 중국 시장에서의 상호공급 기획 예측 프로그램(CPFR)을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특히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 각각 1개, 5개의 대형 매장을 가지고 있는 베이스트바이와의 협약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스트바이와의 합작을 토대로 중국의 가전하향 정책 보조금 지급 대상 제품으로 선정된 휴대폰, 세탁기, 냉장고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정부가 올 초부터 배기량 1600㏄ 미만 소형차의 구매세를 10%에서 5%로 내리면서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5만217대를 팔아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5만대 벽을 돌파했다. 지난해 4월(2만8866대)보다 74.0% 늘어난 것이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 2월 3만2008대, 3월 4만1881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각각 72.2%, 70.0%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소형차인 프라이드와 쎄라토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달 1만7068대를 팔아 지난해 4월에 비해 39.3% 성장했다.

■미국의 신재생에너지사업 기회

미국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자국에서 시작되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비용의 30%를 세액 공제나 지원의 형태로 부담할 예정이다. 이에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기업들도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태양광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지원책으로 태양광 전지에 들어가는 소재나 모듈, 셀 등을 현지에 수출할 여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 울산 선암에 20㎿급 태양광모듈 공장을 설립하고 태양광발전설비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연간 30㎿ 규모인 태양전지 공장을 연 330㎿로 11배 이상 확대하기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현대중공업은 KCC와 폴리실리콘 합작사인 한국폴리실리콘을 설립, 연간 3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할 예정이다.

한화석유화학도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지난 2월 선언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울산공장 내에 30㎿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OCI(동양제철화학)는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2년 만에 수주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연간 5000t 규모인 생산능력을 올해는 세계 2위 수준인 1만6500t, 2010년엔 2만6500t으로 각각 늘릴 계획이다.

웅진그룹의 폴리실리콘 사업을 위한 신설법인인 ‘웅진폴리실리콘’도 오는 2012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해 태양광부품의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브라질 유전개발 시추선 잡아라

브라질은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를 통해 자원개발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석유, 석탄 등을 채굴해 수출확대를 노리겠다는 것. 이로 인해 석유시추선이나 해상작업선박 등을 발주하고 있어 조선강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은 올들어 선박 수주가 거의 끊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770억달러(약 96조원)에 달하는 페트로브라스의 발주물량을 따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TX브라질오프쇼어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STX조선해양, 브라질 아틀란티코 조선소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등이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풍부한 대규모 사업 수주 경험과 플랜트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지난해 발주된 드릴십 8척과 반잠수식 석유시추선 4척이 모두 해외 건조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브라질 조선소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특별취재팀=김홍재 팀장 이경호 차장 윤정남 박인옥 강두순 유현희 조용성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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