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단독] 중국기업 ‘삼성 AMOLED’ 기술 유출 시도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0 17:49

수정 2011.11.20 17:49


한국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분야 핵심기술이 일명 '기술 먹튀'로 불리는 중국 기업으로 유출되려던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중국 비오이(BOE)그룹 계열사로 삼성을 비롯한 디스플레이 대기업의 영업비밀 등을 건넨 것으로 의심이 되는 대기업 및 협력사 직원 등 관련자를 상대로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오이는 지난 2003년 하이닉스반도체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에서 분사한 하이디스를 인수합병(M&A)해 '비오이하이디스'를 설립한 뒤 LCD 핵심기술만 뽑아간 '기술 먹튀'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1년여 전부터 AMOLED 양산기술을 보유한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 협력사 직원을 접촉, 영입을 제안하는 형태로 기술유출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국내 대기업의 핵심기술이 중국 측으로 넘어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연간 수출액 478억달러(약 54조원)의 우리나라 디스플레이산업에 치명적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

무엇보다, 이들이 노린 기술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AMOLED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이 AMOLED를 노린 이유는 사실상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삼성 등이 가진 핵심 공정기술 없인 생산라인을 제대로 가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MOLED는 처리속도가 LCD보다 1000배 이상 빠르고, 색 재현율과 명암비도 월등해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고 있다.

또한 AMOLED는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을 정도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중국 기업의 기술유출 타깃이 되고 있다.

이외에 이들은 이번에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협력사 직원들을 은밀히 접촉해 파격적인 연봉이나 처우를 제시하는 등 교묘한 수법을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수사가 마무리되면 피해 규모나 피의자 등에 대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유출 정황이 포착된 기술은 LCD 관련 기술"이라며 "통상적으로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을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의 AMOLED 기술유출을 시도한 혐의로 중국 비오이 관련자와 대기업 협력사 직원을 상대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특히 대기업을 통해 직접적인 기술이 어려워지자 대기업 협력사 직원을 통해 우회적으로 기술유출을 시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hwyang@fnnews.com양형욱 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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