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中企,외국인근로자 공급난 속탄다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8 17:41

수정 2011.11.28 17:41

제조 중소기업들이 '외국인근로자 모시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관련 정책을 좌우하는 정부는 느긋한 모습이어서 중소기업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도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결정하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 회의가 다음 달 예정돼 있어 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전반적인 고용시장 상황을 점검, 정책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정부로선 '국내 인력시장 보호' 등의 명분 때문에 외국인근로자 공급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이지만 "내국인도 오지 않는 공장을 외국인으로라도 채워 돌려야겠다"는 것이 중소기업들의 항변이다.

게다가 정부가 매년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부족하게 결정하면서 주물, 도금, 염색, 목공, 피혁 등을 영위하는 중소 제조업체의 구인난이 극심해지고 이는 관련 기술이 사장될 수 있는 결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국무총리실이 주관하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가 다음 달 22일로 다가온 가운데 중기중앙회는 자체 실태조사를 토대로 최근 지식경제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에 내년 외국인근로자 '6만명 추가 확대'를 건의한 상태다.

앞서 중기중앙회는 외국인을 채용하고 있는 1541개 제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내년도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79.6%인 1226개사가 4342명(평균 3.5명)을 채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전체 외국인 고용업체 3만6624개사(올해 10월 31일 기준)에 적용하면 내년엔 약 9만9000명 가까운 인원이 부족하게 되는 셈이다.

중기중앙회 류재범 외국인력팀장은 "국내에선 실업자가 넘쳐나도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기계를 놀리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이들 기업에는 외국인이 유일한 대안으로, 정부가 과감히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청이 외국인 미채용 기업 3만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들 기업은 내년에 1만2000명가량을 새로 채용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소기업 현장 곳곳에선 외국인근로자 기근 현상 때문에 다양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8월 당시 올 들어 4번째로 진행된 외국인근로자 신청접수에선 수많은 기업이 몰리면서 단 3시간 만에 3000명이 모두 소진됐다. 또 상당수 중소기업이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더 받기 위해 법인을 분리하거나 그것도 모자라 아예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하는 예도 허다한 실정이다.


경기 파주에서 금속도색업을 하는 미광사 차정학 대표는 "인력공고를 내도 젊은이들은 없고 50∼70세가량이 태반이고 이들이라도 쓸 수밖에 없는 것이 중소기업 현실인데 외국인근로자까지 정부에서 너무 규제한다면 도저히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지난해 2만8100명에서 올해 4만명까지 확대됐던 외국인근로자 쿼터도 고용시장이나 거시경제 상황을 들어 내년엔 크게 늘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용노동부 민길수 외국인력정책과장은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해봐야 알겠지만 경기 불투명, 경비원 등 50∼60대 내국인 일자리 축소, 결혼이민자 증가 등이 이어지면서 내년에 외국인근로자를 마냥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bada@fnnews.com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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