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BMW의 꼼수’ 관세인하 앞두고 車값 줄인상

뉴스1

입력 2013.05.28 15:08

수정 2013.05.28 15:08

‘BMW의 꼼수’ 관세인하 앞두고 車값 줄인상


‘BMW의 꼼수’ 관세인하 앞두고 車값 줄인상


BMW코리아가 종전모델보다 최고 160만원 인상한 2013년식 옵션강화 모델을 줄줄이 출시하자, 관련업계는 오는 7월 ‘한-유럽(EU) 자유무역협정(FTA) 3차 관세인하’를 앞두고 가격하락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이번달부터 1시리즈, 5시리즈 투어링, 6시리즈, 7시리즈, X1 등 각각의 옵션강화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70만~160만원 인상했다.

BMW코리아측이 내놓은 옵션 강화 사항으로는 △1시리즈 DMB 기능(120만원 인상) △5시리즈 투어링 다기능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70만원) △6시리즈 다기능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70만원) △7시리즈 컴포트 액세스(160만원) △X1 DMB 기능(110만원) 등이다. 또한 ‘BMW 커넥티드 앱스(BMW Connected Apps)’ 기능을 활성화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BMW코리아의 한 딜러는 “이달부터 입항된 모델들의 경우 기존에 반영되지 않았던 옵션들이 강화되면서 약간의 가격인상이 있었다”며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반영한 옵션들을 활성화한 것이고 딜러사에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활용하면 가격인상도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7시리즈에 추가된 컴포트 액세스는 원가절감과 국내 전파법 등을 이유로 그간 적용되지 않았다.
이 기능은 손을 대지 않고 트렁크를 열수 있게 만든다.

5시리즈 투어링 모델과 6시리즈에 추가된 ‘다기능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이용해 컴포트·스포츠·에코프로 등 각각의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각각 필요한 핵심정보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1시리즈와 X1 시리즈에 추가된 DMB 기능도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된 것이라고 BMW코리아 딜러사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옵션강화 모델들의 가격 인상폭에 몇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강화된 옵션 사항에 비해 가격인상폭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1시리즈와 X1 시리즈에 추가된 DMB 기능의 경우 새롭게 개발된 기능이다. BMW코리아 측은 DMB 기능을 추가하면서 120만원의 가격인상을 불러왔다. 또한 컴포트 액세스 기능은 그간 국내 출시 모델에 적용되지 않아 고객들의 요구가 많았던 옵션사항이다. BMW코리아 측은 컴포트 액세스 기능을 추가하고 160만원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 하지만 이들 모두 애프터마켓보다 비싸게 가격이 측정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BMW코리아 측이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한-EU FTA 3차 관세인하’를 앞두고 가격 인하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3차 관세인하가 적용되면 BMW 차량의 관세는 현재 수입원가의 3.2%에서 1.6%로 줄어들게 된다.

관세의 절대적인 액수는 크지는 않지만, 관세로 인해 개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여러 세금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관세 인하로 인해 수입차의 판매가격은 관세인하분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이다. 일례로 7시리즈의 경우 이번 가격인상을 통해 관세인하로 빠지는 가격인하폭을 수백만원까지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 수입차 딜러는 “관세인하나 개소세 인하 등에 따른 가격인하를 앞두고 명분을 만들어 가격인상을 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어온 업계의 관행”이라며 “7월 이후부터는 관세인하로 유럽산 차값이 소폭 내리겠지만 프로모션이 줄어들어 실제로는 가격 인하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들은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을 빌미로 풀옵션 차량을 대부분 들여왔다”며 “하지만 BMW코리아 측은 옵션사항을 줄여 원가절감을 이뤄내 지금의 판매대수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소비자들은 원하는 옵션을 갖기 위해 비용을 더 부담하게 돼 결국에는 차값을 비싸게 지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MW코리아 측은 현재 가격인상에 대해 “기존에 고객들은 원하는 옵션을 따로 고를 수 있었다”며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좀더 알아보겠다”고 일축했다.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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