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기업, 중국 탈출 동남아로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1 17:02

수정 2012.03.01 17:02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공략에 대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던 한국 등 세계 굴지 기업들이 최근 들어 타 지역으로 전략거점을 옮기는 '탈(脫)중국'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관련기사 3면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섬유, 정보통신기술(ICT), 조선, 기계부품 등 국내 기업들이 탈중국행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탈중국 경영 전략은 △유턴(중국 진출 기업이 국내로 다시 복귀) △피턴(중국 진출 사업을 접고 동남아 등 다른 해외시장으로 방향 전환) △우회전(중국 시장에서 일본 시장으로 선회) 등 세 부류로 나뉜다.
징검다리 휴일… 해외로 가는 여행객들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 1일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는 출국하려는 여행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징검다리 휴일… 해외로 가는 여행객들 징검다리 연휴가 시작된 1일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는 출국하려는 여행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우선 중국 내 제조공장을 만들었다가 인건비 상승 탓에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신발, 기계류에서 시작된 유턴 현상은 NHN.다음 등 포털업체와 일부 게임업체들로 번지고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중국에 진출한 제조업체가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중 FTA 체결 시 직수출이 가능해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이 국내로 생산라인을 옮길 개연성이 커진 것이다. 중국과 비교해 풍부한 저임금 인력을 갖춘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기업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의류, 봉제 등 섬유업종 기업이 대표적이다. 중국에 생산라인을 설치했다가 급격한 임금인상 탓에 베트남,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으로 주력 공장을 옮기는 추세다.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랜드는 앞으로 중국공장을 더 늘릴 계획이 없다. 추가 공장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세운다는 방침이다. 한국의류산업협회 이상필 기획조사팀장은 "이미 5~6년 전부터 수출업체들이 중국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줄줄이 옮겼다"며 "최근엔 내수업체들까지 속속 중국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체들도 중국에 조선 블록공장을 만들다가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대형 조선소를 짓고 있다. ICT 기업들이 중국 공략에서 일본 시장으로 이동하는 추세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시장으로 좌회전을 했다가 중국 내수기업 보호 정책 탓에 아예 일본 시장으로 우회전하는 양상이다. 카카오, 코코네 등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국내 모바일 벤처기업들은 일제히 일본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황규광 중국통상지원단장은 "중국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마땅한 혜택은 주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새로운 진출경로를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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