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한·중 정상회담] 현대차 ‘시진핑 10년’ 감안 선제 대응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6.27 17:16

수정 2013.06.27 17:16

[한·중 정상회담] 현대차 ‘시진핑 10년’ 감안 선제 대응

폭발적으로 커지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중국 현대차 제4공장을 건설한다.

특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7일 제4공장 입지 선정에서 중국 서부 내륙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내년 완공될 현대차 베이징 제3공장에 이어 바로 4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은 급증하는 중국 자동차 수요에 적극 대응해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4공장 입지 선정에서 중국 서부 내륙을 주목하는 배경은 앞으로의 '시진핑 리더십 10년'을 감안한 선제적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중국 서부 내륙지역은 삼성이 반도체 공장을 세우고 있는 곳으로, 당장은 산업 불모지에 가깝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곳이다.


■정 회장 "중국 내륙 큰 관심"

정 회장은 이날 출국하면서 "(중국 서부)내륙에 관심이 많다. 지역이 크기 때문"이라며 중국 내륙 시장 개척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차가 중국 4공장 입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서부 내륙지역이 4공장 후보지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정 회장이 서부 내륙지역을 주목하는 것은 중국이 2000년부터 50년 일정으로 '서부 대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 예산과 외국 정부 차관의 70%가 충칭과 시안 등 서부 내륙지역에 투입된다.

현대차의 4공장 내륙 후보지로는 산시성의 시안, 4대 직할시 중 한 곳인 충칭,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 등이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일단 충칭이 가장 유력하다. 이미 중국의 경쟁지방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충칭으로 결정났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일한 중소기업촉진회의 한 관계자는 "후베이성 성도 우한의 외국기업 투자유치 업무를 돕고 있는데 현대차가 충칭으로 넘어갔다"면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우한은 중국 업계 2위 둥펑자동차의 본거지이고 르노닛산, 혼다. 푸조-시트로앵, GM 등이 있다. 그러나 우한은 요즘 투자유치가 시원찮아 한국 기업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것.

■입지 선정은 '관시'로 매듭

현대차 입장에서 보면 4공장의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기존 1.2.3공장이 위치한 베이징이 꼽힌다. 현대차는 2002년 베이징기차와의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기차가 베이징에 1공장(30만대)을 시작으로 2008년 2공장, 2012년 3공장을 건설하는 등 베이징을 거점으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4공장 역시 베이징에 건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현대차의 솔직한 속내다. 그러나 현대차가 불과 10년 만에 중국에서 쾌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중국 정.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관계를 맺어온 '관시(關系.인적 유대)'였다는 분석이다.


이를 고려하면 4공장은 베이징을 벗어나 서부 내륙에 둥지를 틀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진핑 시대를 맞은 중국 정부가 최근 '서부 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정책방향은 현대차그룹의 중국 전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정 회장이 이번 방중을 통해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와 중국 정부, 지자체, 정.관계 고위 인사 등의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결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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